[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콜로라도 강물은 누가 다 마시나?

  • 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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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29  |  수정 2023-05-29 07:02  |  발행일 2023-05-29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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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미국의 콜로라도강은 7개 주에 걸쳐 흐르며 4천만명의 식수원이다. 각 주가 쓸 수 있는 강물의 양은 법에 명문화되어 있다. 그러나 법정 양의 물만 공급해도 물이 모자라며, 또 가뭄과 인구증가로 최근 강물 수위가 연평균치의 3분의 2 정도로 낮아져 새로운 합의가 필요했다. 식수와 농업용수를 이 강의 후버댐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네바다 세 주는 상호 간 또 연방정부 간의 오랜 눈치싸움 끝에 이 강물의 사용량을 13%까지 줄이자는 데 합의했다. 연방정부가 잠정적으로 물 공급 감축 지역에 총 12억달러의 재정적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각 주는 종전보다 더 혹독한 물 절약 정책을 펴야만 한다.

이 강에 연평균 1.9조갤런의 물이 흘러오는데 이것을 누가 혹은 무엇이 다 마시나? 이 물음에 답하는 논문이 최근 학술지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리티'에 실렸다. 농업에 79%를 쓴다. 속을 들여다보면 알팔파 같은 사료 생산에 55%, 면화, 밀, 옥수수, 보리 재배에 24%, 가정용, 상공업용, 발전용에 각각 12%, 4%, 4%를 쓴다. 전체 강물의 반 이상을 사료 생산에 쏟아부으니 물 부족 사태는 매일 먹는 육류와 유제품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사료와 고기를 수출한다. 채소 및 곡물 생산에 드는 물은 사료 생산 용수의 1/4이 안 되며 일반가정에서 잔디밭에 뿌리고 샤워 하는 물은 그 용수의 1/5이 안 된다. 113g의 소고기 파이를 만드는 데 물이 144㎏ 소요되지만 단백질이 같은 양의 두부는 19㎏이면 족하다. 이처럼 고기 생산엔 엄청난 물이 들어가고 또 온실가스도 배출해야 하니 고기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꿀 때가 됐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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