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축제 두고 대구시·경찰 충돌…홍준표 "문재인 시대 경찰이냐"

  • 민경석,이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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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17 11:47  |  수정 2023-06-17 15:04  |  발행일 2023-06-17
대구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

대구시 "불법 도로점용 시위, 용납 못해"

경찰 "적법하게 신고된 집회, 보장돼야"

몸싸움 벌어져 일부 공무원 부상 입기도
퀴어축제 두고 대구시·경찰 충돌…홍준표 문재인 시대 경찰이냐
17일 오전 대구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대구시 공무원과 경찰이 대구퀴어문화축제 통제를 두고 충돌하고 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대구 동성로 한복판에서 대구시 공무원과 경찰이 충돌했다. 17일 열린 대구퀴어문화축제 때문이다. 대구시는 허가 받지 않은 도로 점용은 불법이라며 축제 무대 설치 차량을 가로막았고, 경찰은 교통혼잡 해소를 이유로 공무원들의 해산을 요구했다.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시민의 발은 묶어놓고 불법 점거하는 시위 트럭은 진입시킨 행위는 불법 도로 점거를 방조한 행위"라며 경찰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구시 공무원과 경찰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부터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대치했다. 퀴어축제 무대설치 등을 위한 화물차량이 대중교통지구 진입을 시도하자 공무원들은 이를 저지하는 등 행정대집행에 나서면서 10여 분 간 대치하기도 했다.

이후 경찰이 나서 공무원들을 제지하면서 밀고 밀리는 몸싸움 끝에 고성과 욕설이 터져나왔다. 시 공무원들은 "통제는 적법하다"면서 "시민의 기본권을 가로막는 경찰은 각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경찰은 집회 신고 보장을 주장하며 물러설 것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시 공무원 일부가 부상을 입었다.

퀴어축제 무대설치 차량은 약 40분 간의 충돌 끝에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진입했다. 퀴어축제 주최 측과 참가자들이 "경찰 화이팅. 경찰 이겨라"라고 응원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퀴어축제 두고 대구시·경찰 충돌…홍준표 문재인 시대 경찰이냐
홍준표 대구시장이 17일 오전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진입로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퀴어축제 주최 측과 경찰을 비판하고 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이와 관련, 홍준표 시장은 대중교통전용지구 진입로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불법 도로 점거 시위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대구시) 공무원을 밀치고 버스 통행권도 제한했는데, 대구경찰청장의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집회·시위를 제한하지 않는다는 게 법원 판결의 핵심이지, 도로 점거는 이와는 무관한 불법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홍 시장은 "법원의 판결은 불법 도로 점거를 하라고 한 것이 아니라 집회·시위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한 것"이라며 "도로 점용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시위하라고 판결하는 대한민국 판사가 어디에 있나"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그러면서 "시위를 하려면, 행진을 하려면 시민의 통행권을 제한하지 않고 인도로 해야 한다"고 했다.

또 홍 시장은 "경찰과 사전에 수차례 협의했는데 대구경찰청장이 법을 이렇게 해석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문재인 시대의 경찰이라면 그렇게 했겠지만, 세상이 바뀌었다. 그런 불법 집회가 난무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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