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적지만 ESG 실천…사감위 올 매출총량 배정 74억 증액

  •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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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22 07:32  |  수정 2023-06-22 07:34  |  발행일 2023-06-22 제10면
청도공영공사 사회공헌활동 성과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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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공영사업공사 소망봉사단이 지난 14일 청도군 각북면에서 열린 9번째 주거환경개선사업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도공영사업공사 제공>

#때 이른 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14일 청도공영사업공사 소망봉사단은 경북 청도군 각북면 홀몸 어르신 가정에서 도배와 장판을 교체하고 집 안팎의 청소에 구슬땀을 흘렸다. 이는 공영공사가 지난해 6월부터 9개 읍면의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쾌적하고 안락한 주거환경을 위한 주거환경개선사업(소망나눔 9호점)의 하나로 진행됐다.

#지난달 25일, 청도군 풍각면 풍각쟁이공원에서 어르신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행복나눔 어울림 한마당이 열렸다. 공영공사 임직원들은 어르신들에게 짜장면 한 그릇이라도 정성스럽게 대접하기 위해 갓 뽑아 만든 면으로 즉석에서 만든 짜장면을 부지런히 배식했다. 봉사활동에 동참한 청사모예술단의 흥겨운 리듬에 맞춰 어르신들은 연신 어깨춤을 추면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공영공사에서 협찬을 통해 마련한 선물까지 받은 어르신들은 "고맙다"며 직원들의 두 손을 꼭 잡았다.

우리나라 유일의 청도소싸움경기 사행산업 시행기관인 청도공영사업공사가 지난해 3월 조직개편을 통해 공사설립 19년 만에 사회공헌활동과 도박중독센터 등을 담당하는 사회공헌부서를 처음 만들고 사회공헌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021년 2월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박진우 위원이 청도공영공사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기업 생존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지속발전 가능한 ESG 경영'을 적극 도입한 것이다.

박 사장은 "청도공영공사는 그간 소싸움경기사업이 적자라는 이유로 사회공헌활동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경영환경에 직면했고 적자 핑계만으로 이를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라며 "사회공헌활동이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건전화 평가의 주요 항목이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소싸움경기사업 적자 상황에도
작년 사회공헌부 신설 후 추진
먹거리 나눔·농촌일손돕기 등

올 사감위 건전화 평가 B등급
작년보다 한 단계 상승한 결과
매출총량도 지난해 비해 늘어


◆사회공헌에 적극적인 사행산업기관들

지난해부터 사회공헌활동에 나서기 시작한 청도공영공사와는 달리 유사 사행산업기관인 한국마사회(경마 시행기관)와 국민체육진흥공단(경륜 경정 시행기관)은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해왔다.

한국마사회는 농어촌 출신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장학관 운영을 비롯해 장애인 대상의 재활승마 및 장애인가족을 위한 힐링승마, 경찰·교정·방역공무원·코로나19의료진 등을 위한 사회공익승마 등 다양한 승마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또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위한 차량지원사업을 하고 있으며 2014년 렛츠런재단까지 설립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도 위기청소년 대상의 스포츠활동지원과 자전거 안전교육 등 스포츠특화사업을 비롯해 지역사회 상생, 소외계층 지원, 참여나눔활동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과 기부금 사업 등을 전개 중이다.

사회공헌 관련 예산 규모도 크다. 공공기관 경영정보시스템에 의하면, 마사회는 세전이익 기준 지난해 4.3% 규모인 41억7천만원을 사회공헌예산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에는 이보다 많은 평균 6~7%를 사회공헌예산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체육진흥공단도 사회공헌활동예산으로 지난해 2.4%인 11억7천만원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도공영공사는 0.8% 수준으로, 워낙 전체 예산규모가 작은 탓에 1천만원에 불과하다.

공영공사 관계자는 "사회공헌과 관련한 예산이 작지만 그나마 지난해부터 사회공헌부를 신설하고 사회공헌활동을 시작한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더 미뤄선 안 되는 사회공헌

청도공영공사는 올해 사감위의 사행산업 건전발전 종합계획에 따라 사행산업 시행기관의 도박중독예방과 건전운영 파트 등의 평가에서 전년보다 한 단계 상승한 'B등급'을 받았다. 반면 다른 사행산업기관들은 전년보다 한 단계 하락한 등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건전화 평가가 중요한 이유는 사감위의 매출총량제 심의과정에서 평가지표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공영공사 관계자는 "솔직히 사행산업 시행기관들이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나서는 현실적인 이유가 매출총량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사감위의 건건화 평가에서 B등급을 받은 공영공사의 올해 매출총량도 크게 뛰었다. 2018년 이후 매년 감소해 지난해 247억원(경기사업 중 297억원 재배정됨)에 불과했는데 최근 발표된 사감위의 올해 매출총량 배정에서는 74억원 증액된 321억원을 받는 성과를 올렸다.

◆후발주자라서 더 열심히

공영공사는 올해 내규를 개정해 매출 1%(3억원)를 사회공헌 예산으로 책정했다. 매출이 증가하게 되면 사회공헌 예산도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공영공사는 더불어 사회공헌 취지에 공감한 지역 유관기관 및 기업협찬 등을 통해 사회공헌활동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공영공사는 지난해 6월부터 사회공헌활동에 나서 사랑가득 건강먹거리 나눔봉사를 시작으로 남성현권역 어르신을 위한 사랑의 나눔, 농촌일손돕기, 치매극복선도단체 지정 및 업무협약, 주거환경개선사업인 소망나눔(1~4호점) 등의 사회공헌 활동을 벌였다.

올해도 희망가득 건강먹거리 나눔봉사와 풍각면 행복나눔 어울림 한마당, 소망나눔(5~9호점), 환경정화활동 등 활발한 사회공헌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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