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슈머(Fun+Consumer)' MZ세대의 소비 트렌드 자리잡아…'점보라면' '오이 핫도그' 등 등장

  • 정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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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6-24 09:00  |  수정 2023-06-23 10:12  |  발행일 2023-06-23
SNS·유튜브 등을 통해 상품들이 빠르게 입소문 타고 유행처럼 번져

기업들도 '대형' '특이' '괴짜' 상품으로 컨슈머 사로잡아

지난달 31일 출시된 '점보 도시락', 온라인상 정가의 2.4배까지 판매 중
펀슈머(Fun+Consumer) MZ세대의 소비 트렌드 자리잡아…점보라면 오이 핫도그 등 등장
점보도시락 모습.
펀슈머(Fun+Consumer) MZ세대의 소비 트렌드 자리잡아…점보라면 오이 핫도그 등 등장
대구 수성구 신매동에 위치한 GS편의점. 점보 도시락은 구할 수 없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재미있고 이색적인 상품을 선호하는 이른바 '펀슈머'가 MZ세대 소비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펀슈머는 'Fun(재미)'와 'Consumer(소비자)'를 합친 단어로, 단순히 상품을 구매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을 뜻한다.
MZ세대에 펀슈머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영향은 인스타·페이스북 등 SNS와 유튜브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MZ세대 펀슈머들은 유튜버들이 올린 '먹방'을 통해 이색적이고 재미있는 상품을 찾는다. 이후 제품을 구매해 자신들이 직접 체험한 후기를 SNS를 통해 올리는 것. 이러한 상황을 거치며 해당 제품들은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에 최근 기업들도 MZ세대의 펀슈머들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상품을 판매 중이다.
지난달 31일 편의점 GS25는 기획상품으로 '점보 도시락'을 출시했다. 점보 도시락은 기존 팔도 도시락(86g)을 8.5배 늘린 729g의 컵라면이다. 가로와 세로 크기는 각각 27.8㎝, 33.5㎝로 신문지 한 장을 반으로 접은 크기다. 라면 사리 8개, 분말수프 3개, 플레이크 2개가 들어가 있다. 이 라면을 다 끓이는 필요한 물은 2.2ℓ로, 기존 팔도도시락 (300㎖)보다 7.3배 많다.

해당 상품은 출시 약 3일 만에 초도물량 5만여 개가 모두 판매됐다. 지난 16일 추가 물량 3만 개도 대부분 팔려나가면서 지난 20일 기준 누적 판매량은 8만 개에 이른다. 이렇게 관심을 끌면서 점보도시락을 찾은 소비자의 발길은 이어지고 있지만, 현재 대부분 매장에서 품절된 상태라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펀슈머(Fun+Consumer) MZ세대의 소비 트렌드 자리잡아…점보라면 오이 핫도그 등 등장
당근마켓에서 거래되고 있는 점보도시락. 정가의 2.4배인 최대 2만원까지 판매되고 있었다. 인터넷 캡쳐


영남일보 취재진이 지난 22일 대구 수성구 신매동, 중구 삼덕동, 남구 대명동 등 5곳에 있는 편의점을 다녀본 결과 점보 도시락을 구할 수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편의점 관계자는 "점도 도시락 관련 문의가 많이 온지만, 발주를 해도 주문한 만큼 더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6월 초는 4개, 지난주에는 겨우 2개를 받았다"며 "편의점에 들어와도 순식간에 판매된다. 당분간은 인기가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탓에 온라인상에는 웃돈 주고 점보도시락을 판매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중고 거래 온라인 플랫폼인 당근마켓에 검색한 결과, 대구지역에서는 점보도시락이 정가(8천500원)의 2.4배인 최대 2만 원까지 판매되고 있었다.


대학생 김유진(여·22)씨는 "좋아하는 먹방 유튜브가 점보 도시락을 먹는 것을 보고 관심 두게 됐다. 구매하고 싶어서 편의점에 다녀봤지만 모두 품절이었다. 중고 앱을 통해서 적정한 가격 구매할 계획"이라며 "정가보다는 더 줘야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인기가 높아지자 GS25는 당초 기획상품으로 출시됐던 점보 도시락을 상시 운영상품으로 전환하고 가맹점 공급 물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펀슈머(Fun+Consumer) MZ세대의 소비 트렌드 자리잡아…점보라면 오이 핫도그 등 등장
명랑핫도그에서 만우절 기념으로 출시한 오이핫도그. 명랑핫도그 인스타 캡쳐
펀슈머(Fun+Consumer) MZ세대의 소비 트렌드 자리잡아…점보라면 오이 핫도그 등 등장
지난 20일부터 명량핫도그에서 '핫브레이크 핫도그'를 판매 중이다. 명랑핫도그 인스타 캡쳐
또 '특이'하고 '괴짜'같은 메뉴도 MZ세대의 펀슈머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핫도그 프랜차이즈인 명랑핫도그에서는 상상하지 못하는 조합의 특이한 메뉴들을 선보이면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만우절 기념으로 '오이 핫도그'를 선보였다. 당시 SNS를 타고 MZ세대의 펀슈머들에게 알려지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오이 핫도그의 경우 2~3년 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떠돌던 의문의 오이 핫도그 사진이 시작이었다. 당시 사진을 본 펀슈머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 이후 명랑핫도그에서 실제 제품을 만들면서 SNS에 '오이 핫도그 인증샷'을 올리는 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그 결과 명랑핫도그의 오이 핫도그는 인기를 타고 판매 기간을 늘렸다.


최근에는 오리온과의 협업을 통해 '핫브레이크 핫도그'를 출시해 지난 20일부터 판매 중이다.


박지훈(23)씨는 "특이한 핫도그가 등장하자마자 인스타에 후기 글들이 올라오는 것을 봤다"며 "상상만 했던 제품들이 실제로 출시되니 구매하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어떤 맛인지 꼭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SNS상에서도 "오이 핫도그에 이은 두번째 메뉴다. 진짜 출시된 게 맞나?", "궁금한데? 먹어보러 가자", "웃긴메뉴인데 맛잇을거 같기도 하다"라는 등의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지윤기자 yoon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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