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학자금 푸어' 급증…지난해 54억 못 갚았다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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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12 20:00  |  수정 2023-07-13 08:25  |  발행일 2023-07-13
학자금 체납 건수도 4년새 두배 늘어

취업해도 못 갚는 빚더미 출발 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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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대학가. 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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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간 대구경북지역 취업 후 상환 학자금 체납 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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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간 대구경북지역 취업 후 상환 학자금 체납액

대구경북 청년들이 대학생 때 빌린 학자금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해 '빚더미'에 허덕이고 있다.

 '취업 후 상환 학자금(ICL)' 체납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54억원을 넘어섰다. 체납 건수도 4년 새 두 배 이상 늘어 4천60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영남일보가 국세통계포털(TASIS)에 공개된 ICL 관련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말 기준 대구경북 ICL 체납 건수는 4천617건으로, 2018년(2천204건)에 비해 4년 새 무려 109%(2천413건)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대구가 2018년 1천209건, 2019년 1천997건, 2020년 2천99건, 2021년 2천346건, 2022년 2천580건으로 급격하게 불어났다. 경북도 2018년 995건에서 2022년엔 2천37건으로 105%(1천42건)나 증가했다.

 

이로 인해 체납액도 덩달아 급증했다. 대구경북 ICL 체납액은 2018년 23억8천400만원이었던 게 2022년에는 54억5천만원으로 30억6천600만원이 더 늘었다. 이 같은 체납액은 ICL이 도입된 2010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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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2018년 13억500만원, 2019년 20억9천700만원, 2020년 23억9천900만원, 2021년 28억2천900만원으로 늘더니, 지난해엔 31억3천700만원으로 사상 첫 30억원을 넘어섰다.

 

경북에서도 2018년 10억7천900만원에서 2022년 23억1천300만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전체 ICL 체납액 규모만큼이나 1인당 평균 체납액도 늘었다. 대구의 1인당 평균 체납액은 지난해 121만원으로, 2018년 107만원보다 13%가량 증가했다. 경북은 이 기간 108만원에서 113만원으로 5만원 늘었다.

 

ICL은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대학(원)생에게 학자금을 대출해준 뒤 취업 후 연간 소득 금액이 상환 기준 금액을 초과하면 이듬해부터 원리금을 나눠서 갚도록 하는 제도다.

 

ICL 체납 건수와 체납액이 늘어났다는 건 졸업 후 학자금을 갚지 못한 청년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취업을 통해 소득이 발생하더라도 고물가, 고금리, 불안정한 고용여건, 코로나 19 여파 등으로 학자금을 갚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로 인해 사회생활 출발과 함께 빚더미에 안기는 '학자금 푸어'(졸업 후 대출금을 갚느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학자금 대출 이자 면제 혜택을 확대하는 법률 개정안이 지난 5월 16일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이 개정안은 대학생 표를 노린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어 본회의 통과에 논란이 예상된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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