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세상] 아담 스미스가 다시 이 시대에 온다면?

  • 이영세 전 대구사이버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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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14  |  수정 2023-07-14 07:03  |  발행일 2023-07-14 제22면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디지털기업, 경제주도하는

작금의 세계를 보면서도

'보이지 않는 손' 자율조정

여전히 주장할지 자못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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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세 전 대구사이버대 총장

경제학의 원조인 아담 스미스가 태어난 지 올해 300주년이 된다. 아담 스미스는 그의 저서 '국부론'을 통하여 자유시장경제의 우월성을 처음 주창한 학자로 알려져 있다. 당시 금과 은과 같은 화폐가 국부라고 믿고 있던 중상주의시대, 한 나라가 생산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가 국부라고 하면서 이를 증진시키는 방법으로 핀공장의 예를 들어 분업을 통한 전문화로 생산성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국부의 증진방안을 제시하였다. 나아가 그는 분업의 정도는 시장의 크기에 비례한다고 함으로써 자유무역을 통하여 시장을 확대할 것을 강조하였다. 한편 시장은 소위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자원의 생산 유통 소비가 자율조정되고 그것이 최적의 배분방식이라고 설파하였다. 즉 정육점의 주인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 좋은 고기를 만들지만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질 좋은 고기를 먹게 된다고 하여 시장참여자들의 자립심에 입각한 행동이 결국 시장의 자원배분을 자율조정케 하고 극대화시킨다고 하였다.

그가 예찬한 자유시장경제는 마침 영국의 산업혁명과 맞물려 생산력의 획기적인 증대를 가져와 일반 중산층이 과거의 왕후장상도 누리지 못한 복리를 누리게 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 그러나 경제의 발전에 따라 자유시장경제는 많은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는데 가장 큰 문제는 경기변동으로 공황과 실업이 주기적으로 반복하고 이로 인해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현상이 생기는 것이었다. 그 결과 역사적으로 자유시장경제에 대척하거나 수정 보완하는 체제가 등장하였는데 자유시장경제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마르크스 공산주의로부터 민주적으로 노동자의 기업지배구조 참여와 복지확대를 추구하는 유럽식 사회적 시장경제, 정부의 재정 금융정책으로 고용과 성장을 확대하는 케인즈식 혼합경제 그리고 사회주의와 시장경제의 이종배합을 한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경제 등 변형된 시장경제가 현실경제에 출현한 것이다.

만약 아담 스미스가 AI와 ChatGPT가 일상화되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 온다면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Google, Apple, Facebook, Amazon 등 디지털 대기업이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현실에서도 여전히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의 자율조정으로 소비자의 후생이 극대화된다고 주장할까? 혹여 소비자가 AI와 플렛폼경제에서 디지털 노예가 되어 있다고 보지는 않을까? 미중신냉전으로 세계가 디글로벌화되어 가는 상황에서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시장이 분절되어 각국의 성장이 오히려 둔화될 것이라고 하지는 않을까? 세계경제가 제조업이 기반이 된 산업사회 중심이 아니라 달러가 세계를 지배하는 신중상주의로 나아가고 있다고 하지는 않을까? 체제경쟁에서 패망한 공산주의가 빅데이터의 도움으로 다시 부활하는 것이 아닌가? 부활이 아니라 다시 조지 오웰의 '1984'와 '동물농장'같은 정보독재사회를 만들지나 않을까?

아직까진 자유시장경제체제에서 달러주조권을 가지고 달러패권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이 이에 도전하고 있는 중국을 따돌리고 일극체제를 지속할 수 있을지 아니면 중국과 세계경제를 양분한 이극체제에 만족해야 할 것인지? 과연 세계경제는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경제위기 없이 지속적인 성장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인지? 아담 스미스가 작금의 세계를 본다면 어떻게 진단하고 처방할지 자못 궁금해진다.이영세 전 대구사이버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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