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민 뭉쳐 고령 폐기물소각장 막는다

  • 유선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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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7-25 06:45  |  수정 2023-07-25 07:33  |  발행일 2023-07-25 제9면
"가야고분군·멸종위기종 서식"
대책위, 건립 부당성 호소하자
郡, 건강안전 우려 부적정 통보
H산업 포기 때까지 전력 다해

2022년 10월 H사는 경북 고령군 쌍림면 안림리 744-2 일원에 산업폐기물소각장을 건립하겠다는  사업계획서를 경북 고령군에 제출한 데 이어 지난 6월14일 최종 수정보완계획서를 냈다.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에서 하루 96t의 산업폐기물을 가져와 소각하겠다는 것이다.

소각 폐기물의 종류는 폐섬유, 폐타이어, 폐합성수지, 폐비닐 등 폐합성 고분자 화합물이다. 소각 시 1급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등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이 소식을 들은 지역 주민들은 곧바로 쌍림 산업폐기물소각장반대 쌍림면대책위원회와 고령군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가야고분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자칫 관광 고령의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 △고령 최초의 딸기 생산지인 쌍림의 명성을 지켜야 한다는 것 △멸종위기종인 1급 꼬치동자개와 얼룩새코미꾸리의 국내 최대 서식처인 쌍림면 안림천을 살려야 한다는 것 등을 알려 산업폐기물 건립을 막아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쌍림면 주민대책위는 지난 6월23일부터 군청 앞에서 16차례에 걸쳐 1인 시위를 진행했다. 고령군대책위는 고령 장날이 열리는 날이면 장터에서 산업폐기물소각장 건립의 부당성을 주민들에게 알렸다.

쌍림 산업폐기물소각장반대 쌍림면대책위와 고령군대책위는 지난 12일 고령군의회 의원 간담회에서 주민생활과 밀접한 지역에서의 산업폐기물 처리 시설 건립을 제한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13일 고령군은 H산업에 산업폐기물소각장 건립 관련 부적정 통보를 했다. 주민이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 산업폐기물소각장이 주민건강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이 주요한 배경이다.

여기까지는 고령 군민들의 승리다. 문제는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H산업이 그냥 물러서지 않고 행정소송 카드를 들고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쌍림면대책위와 고령군대책위는 H산업의 행정소송에 대비해 '피고 보조참가인'을 통한 변호사 선임은 물론 재판에 적극 참여해 H산업이 쌍림 산업폐기물소각장 건립사업을 포기할 때까지 고령군민과 힘을 합친다는 전략을 세웠다.

곽상수 쌍림 산업폐기물소각장반대 고령군대책위원장은 "가야고분군이라는 세계문화유산을 가지게 될 고령군에 산업폐기물 처리시설이 들어온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앞으로 있을 소송에서도 승리해 주민 건강과 환경은 물론 대가야고분군을 지키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유선태기자 yous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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