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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대구 북구 매천동 수산시장은 각종 해산물과 건어물 사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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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대구 북구 매천동 수산시장은 각종 해산물과 건어물 사려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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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오염수 방류를 시작하고 맞은 첫 주말인 지난 26일 대구 한 대형마트 수산코너에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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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매천동 수산시장 건어물가게 앞에 미역, 다시마가 담긴 대형 상자가 쌓여 있었다. |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후 첫 주말인 지난 26일. 대구 북구 매천수산시장은 각종 해산물과 건어물 미리 사두려는 시민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특히 오후가 되자 인파가 몰려 시장 통로를 지나기 위해서는 줄까지 서야했다. '사재기 열풍 '이 거세게 불고 있었다.
수산시장 안쪽에 위치한 '회 떠주는 가게'에는 횟감을 고르는 고객과 손질된 회를 기다리는 손님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횟감을 손질하는 상인의 손놀림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가족과 온 최모(42)씨는 "평소 회를 좋아하는데, 앞으로 맘껏 못먹을 것 같아 '마지막 만찬'을 준비하러 왔다"고 말했다.
장바구니에 꽃게와 전복, 고등어, 새우를 가득 채운 주부 황모(48)씨는 발걸음이 바빠졌다. "고3 수험생 아들이 생선을 좋아해 미리 쟁여두려고 왔다"며 "전복, 생선은 손질해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꽃게는 저녁에 바로 먹을 생각"이라고 했다.
한 달여 앞둔 추석장을 미리 보러 나온 시민도 자주 목격됐다. 한 60대 주부는 "지금 나온 생선은 오염되지 않았을 것이 아니냐. 추석에 가족이 다 모여서 먹을 건데 오염되지 않은 생선을 미리 사서 냉장고 넣어두려한다"며 가자미와 조기를 취재진에게 보여줬다. "제수용 조기 미리 준비하라"며 호객하는 상인들의 목청은 커져만 갔다.
건어물 및 젓갈가게도 온 종일 북적였다. 한 건어물가게 앞엔 '멸치 특가 판매'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펼쳐졌다. 그 아래 멸치와 미역, 다시마가 담긴 대형 상자가 수북히 쌓였다. 미역과 새우젓을 사러 온 주부 박(62)모씨는 "며느리가 임신 5개월인데 출산 후 먹을 미역과 김장때 쓸 새우젓을 사러왔다"며 "집에 임신부가 있으니 아무래도 재료선택에 신중을 기하게 된다"고 했다.
상인들은 모처럼 만의 '빤짝 특수'을 맞았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이번 주말이 지나면 한동안 손님이 뚝 끊길 것이 자명해서다. 10년간 전복을 팔고 있다는 김모(60)씨는 "점심도 못 먹을 만큼 정신없이 바빴다. 그런데 자꾸 한숨이 나온다"면서 "방류가 시작됐으니 손님도 계속 줄 거고, 아마 이번 주말이 '마지막 특수'가 될 것 같다"며 씁쓸해 했다.
매천수산시장은 시장 내 유통되는 수산물의 안전성을 알리기 위해 시장 입구에 '방사능 안전 검증된 수산물 판매'라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월 1회 실시하던 수산물 안전성 검사는 이달부터 월 2회로 확대했다. 검사 항목도 납, 카드뮴, 수은 3가지에서 방사능 물질인 요오드와 세슘을 추가했다.
같은 날 대구 북구 한 대형마트. 저녁 시간을 앞두고 수산코너에선 '타임세일'을 알리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2만9천원인 국내산 꽃게 2kg 1상자를 2만원에 살 수 있는 것. 여느 때면 길게 줄이 이어졌겠지만, 이날은 한산했다. 꽃게를 판매하던 아르바이트생은 "손님이 날생선은 구경만 할 뿐, 장바구니에는 잘 담지 않는다"며 "여름철이라 매출이 잘 나오지는 않는 것도 있지만, 오염수 방류 소식 후 판매가 부진해졌다"고 했다.
반면 꽃게 판매대 옆에 위치한 건어물 코너엔 김과 미역, 다시마 등이 제법 많이 팔려나갔다.
온라인 쇼핑몰도 건어물 사재기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26일 쿠팡 신선 제품에는 냉동 새우와 전복, 천일염, 미역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G마켓에서도 가장 많이 팔린 식품 20위권에 6개의 건어물과 젓갈류, 천일염 제품이 이름을 올렸다.
정부는 수산물 소비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추석을 겨냥한 '수산물 할인대전'은 물론, 11월엔 '코리아 수산페스타'를 열 예정이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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