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1년, 포항 피해복구 어디까지 이뤄졌나

  • 전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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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9-05  |  수정 2023-09-04 16:32  |  발행일 2023-09-05 제10면
인명피해 발생한 냉천 복구 현황

포항시, 항사댐 및 대수로 등으로 인프라 구축

"2번의 침수는 없다" 포스코 차수벽 등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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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로 범람한 경북 포항 냉천에 복구 공사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올해는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지난 2022년 9월 한국을 관통한 태풍 '힌남노'는 2017년 지진에 맞먹는 큰 상처를 경북 포항에 남겼다. 세계 일류의 철강기업인 포스코가 침수됐고, 냉천이 범람하면서 지하주차장에서 물이 차 주민 7명이 숨지는 등 총 10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태풍이 휩쓸고 간 지 1년이 지난 포항은 현재 어떤 모습일까. 인명피해가 발생한 냉천의 복구 현황부터 포항시와 포스코의 자연재해 대비 방안까지 1년간의 변화를 되짚어 본다.

◆냉천 복구는 내년 말 돼야
지난해 9월 5일부터 6일까지 포항 지역은 80년 확률강우의 6배를 초과하는 500년 이상의 확률강우가 쏟아지며 큰 피해를 가져왔다. 피해는 포항 남구와 경주에 집중됐는데, 경북도에 따르면 이 두 지역의 인명피해는 13명, 재산피해는 공공시설 1천999억 원 및 사유시설 365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도로와 하천에 765억 원(도로 52곳/93억 원, 하천 33곳/672억 원)의 피해가 몰렸다.

이 중 포항은 인명 피해를 발생시킨 냉천을 포함해 6개 하천에 대한 복구가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냉천은 제방축조 및 호안정비 12.87㎞, 교량(냉천교, 인덕교, 갈평교)·보·낙차공 9곳에 대해 개선 복구를 진행하고 있다.

2022년 10월 행정안전부가 복구계획 확정을 통보한 이후 그해 12월 설계용역에 착수했으며, 올해 5월 전 현장에 장비를 투입하며 공사에 들어갔다. 계획준공 기한은 2025년 12월까지지만 내년 말까지 주요 공정 완료를 목표로 하며, 9월 현재 공정률은 10% 정도다.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냉천의 경우, 8월 말 기준 사토 65만㎥ 중 하류부 21만㎥를 긴급반출했고, 폐기물 4만3천784t 중 1만8천454t을 처리했다. 냉천교와 인덕교 재가설은 조달청에서 시공사를 선정하고 있으며 9월 중 착공한다.

복구를 담당하는 경북도 관계자는 "태풍 피해 구간과 수충부 등 재해위험구간의 제방 및 호안에 대해 우선 시공을 하고 있다"며 "주요공정은 오는 2024년 7월까지 70% 이상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포항시, 새로운 대응 인프라 구축
포항시는 힌남노를 겪으며 극한 호우 등 자연 재난을 대비한 새로운 기준의 방재 정책 및 인프라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이에 예측 불가한 자연 재난으로부터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자 근본적 대처와 피해 최소화를 위한 '포항시 안전도시 종합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6월 '포항시 안전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안전도시위원회 및 자문단 구성에 나섰고, '안전도시조성 제도개선 및 도시진단 용역'은 내년 8월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시는 해당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대배수터널', '기립형 차수벽' 등 장기적인 안목에서의 인프라 구축을 중앙정부에 적극 건의할 계획이다.

올해 2월부터는 '냉천, 칠성천의 피해원인분석용역'도 시행 중이다. 이는 종합적인 침수 원인 분석을 통해 재해에 대비한 전문적·체계적 방재계획을 수립하는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 도심, 형산강, 냉천 등 지역에 하천 홍수 예방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도심 저류지 확충과 빗물 펌프장 기능 개선 등을 포함해 크게는 형산강홍수통제소 신설, 항사댐 조속 건설 등으로 자연재해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차수벽 및 차수판 설치
태풍 힌남노로 침수된 포스코는 49년 만에 모든 공장이 멈추는 유례없는 피해를 입었다. 냉천 범람으로 흙탕물 약 620만t이 유입됐는데, 이는 여의도 전체를 2.1m 높이로 채우는 양과 맞먹는다. 2022년 말 15개 공장 복구를 시작으로 2023년 도금 CGL 공장과 스테인리스 1냉연공장을 복구하면서 침수 135일 만에 제철소를 정상화한 포스코는 "두 번의 침수는 없다"는 각오로 철저한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제철소 차원에서 '업무연속계획(BCP)'을 수립해 경보발령 기준을 기존 2단계(갑종, 을종)에서 4단계(초재난, 갑종I/II, 을종)로 세분화 관리에 나섰고, 초재난 발생 시 전사차원의 대응본부를 운영해 CEO가 총괄 진행하도록 체계를 마련했다.

인프라 차원에서는 차수벽, 차수판 및 냉천 제방 보강을 진행했다. 올해 5월 정문에서 3문까지 국도변 1.9km에 차수벽을 설치했고, 변전소·발전소·원정수설비 등 핵심시설에도 차수시설을 지었다. 또 냉천과 맞닿아 있는 제방 1.65km 구간은 보강을 진행해 만약의 경우에 대비했다.

글·사진=전준혁기자 j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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