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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담에프앤비'가 이유식 원재료 함량을 실제 배합 함량과 다르게 표기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적발됐다. 식약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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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료 함량 거짓표시로 적발된 영유아용 이유식. 식약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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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구입시 고려요인. 출처 식품산업통계정보 시시템. |
출산율 저하로 신생아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이유식 등 영유아식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맞벌이 부부 증가와 다양하고 질 좋은 이유식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다. 하지만 이유식 제품에 대한 안전성과 신뢰도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불만이 커지고 있다.
◆1천만개 팔린 이유식 알고보니 원재료 함량 거짓
충남의 한 식품 제조사가 영유아 이유식 원재료 함량을 실제 배합 함량과 다르게 표기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적발됐다.
식약처는 식품제조·가공업체 '내담에프앤비'가 지난 2021년부터 올 7월까지 원재료 함량을 거짓으로 표기한다는 정보를 입수해 불시 점검한 결과, 149개 품목에서 원재료 함량을 거짓 표기하거나 품목제조보고를 변경한 것으로 확인됐다.
예컨대 '비타민채한우아기밥' 제품의 경우 품목제조보고에는 한우 15.7%와 비타민채 8.7%가 들어간다고 표기했다. 그러나 실제 판매된 이유식에는 한우가 5.6%. 비타민채 6.8%만 함유됐다. 소고기가 3분의 1만 들어간 셈이다. '아보카도새우진밥'도 품목제조보고에는 아보카도 9.5%, 새우살 10.8%가 들어간다고 되어있지만, 실제 절반 수준만 들어갔다.
적발된 제품은 내담에프앤비 자사몰과 쿠팡, 11번가 등 인터넷 쇼핑몰 27곳에서 약 1천729t(248억원 상당)이 판매됐다. 제품 수량만보면 1천만개가 넘는다.
식약처 관계자는 "적발된 제품의 위반사항에 대해 모두 시정하도록 조치했다"며 "이유식 제조 업체 전반에 대한 점검실시 등 관리를 강화해 국민이 안심하고 식품을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유식 시장 안전성 문제 발생…꼼꼼히 '확인'
이유식 시장이 성장하면서 안전성과 관련된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아이들이 먹는 음식인 만큼 더 신경 써서 만들었을 것이라는 부모들의 믿음이 산산조각난 셈이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20년 영유아식 생산량은 2만8천934t으로 2016년 (6만5천813t)에 비해 5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생산액도 3천13억원→2천607억원으로 13.5% 줄었다.
이유식 시장은 '고객'인 신생아 수 급감에도 맞벌이 부부 증가와 프리미엄 수요가 높아지면서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다. aT가 발간한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영유아식편)'자료를 보면 국내 영유아식(분유 제외) 시장 규모는 2016년 1천320억원에서 2022년 2천534억원으로 92% 상승했다. 2025년에는 2천958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소비자들이 믿고 사 먹였던 이유식이 배신을 한 것이다. 표시기준 위반, 위생취급기준 위반, 이물질 검출 등이 반복 발생하고 있는 것.
한국소비자원은 올초 영양성분 함량과 실제 함량이 다른 11개 제품을 적발했다. 당시 적발된 이유식 제품은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정도로 유명해 맘카페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부모들의 공분이 쏟아졌다.
2021년과 2020년·2019년에는 '이유식 및 영·유아용'으로 판매되는 식품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균이 나와 행정처분을 받았기도 했다.
안전성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자 맘카페에는 환불과 배상을 문의하는 글이 줄을 잇고, 일부 부모들은 '불매운동'까지 주장하고 있다.
내담에프앤비 이유식을 이용한다는 한 누리꾼은 "애들 먹는 거로 장난을 치다니 너무 화가 난다. 정기구독 취소했다"며 "냉장고에 남아 있는 제품도 미련 없이 모두 버렸다"고 했다.
한편 한국소비자원은 이유식 구매·섭취 가이드를 통해 △아이 성장과 발달 정도에 맞는 이유식 제품 선택 △영양성분·원재료명 등 확인 △포장상태와 유통기한, 보관방법 확인 등을 당부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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