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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LH의 외벽 철근 누락 아파트 단지에 대한 긴급점검 회의를 소집하여 관계자들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외벽 철근 누락 사태에 대해 "구조설계와 감리에 있어서 문제를 일으킨 부분은 구조 자체가 썩어있다고 봐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원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LH 외벽 철근 누락 긴급 점검회의'에서 "기본적인 부분에서 이런 실책이 벌어진 것을 국민이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25일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LH가 건설 중인 공공분양 아파트 건물 외벽 철근이 대량 누락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 단지에서는 전체 13개 동 가운데 4개 동의 지하 벽체 부분 6곳에서 철근이 70%가량 누락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LH는 지난 6월 말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도 입주 예정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보강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지하주차장이 주로 문제가 됐던 것과 달리, 벽식 구조로 지어진 아파트 주거동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벽식 구조인 아파트에선 외벽이 하중을 지지하는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 같은 대규모 철근 누락은 붕괴와 같은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사건의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원 장관은 "국민의 기본권인 주거 안정을 위해 최일선에서 책임을 다해 공공주택 공급에 힘써도 모자랄 LH가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를 반복적으로 벌이고 있다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지적했다.
또 "문제가 드러난 이번 인천검단 AA21 아파트 단지를 포함해 공사 중인 모든 LH 아파트 단지의 설계 오류에 대해 일제 긴급히 점검하라"며 "특히 반복되는 문제가 밝혀지고 있는 몇몇 설계, 감리 업체 담당 현장에 대해서는 더욱 치밀하게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원 장관은 "해당 현장의 철근 배근 문제가 6월에 확인됐음에도 이제야 LH 내부보고가 이뤄진 경위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하라"며 "구조설계와 감리에 있어서 문제를 일으킨 부분은 구조 자체가 썩어있다고 봐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아파트 외벽 철근 누락 사실이 LH 내부는 물론 국토부에도 보고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질타했다. 원 장관은 "이런 식이라면 설사 장관이 아닌 대통령이 LH를 직접 지휘한다고 해도 안 된다"며 "주무 장관으로서 엄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국민의 안전을 위해 불안감이 없도록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했다.
국토부는 철근 누락 문제와 관련, LH 이권 카르텔 근절대책 및 건설산업 정상화 방안 등을 10월 발표할 계획이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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