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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남구의 한 성인용품매장 진열대에 성인 용품들이 진열돼 있다. 김태강 수습기자 tk11633@yeongnam.com |
지난 9일 찾은 대구 동구의 한 성인용품 매장. 이곳에선 키, 머리 모양 등이 제각각인 다양한 종류의 '리얼돌'이 판매 중이었다. 가격도 10만원대에서부터 100만원대까지 천차만별이었다. 고가의 리얼돌은 표면에 푸른 혈관이 비쳐 보이기도 했다.
매장 직원 A씨는 "최근 들어 손님들이 많이 찾는 추세"라며 "리얼돌은 개인의 성적 욕구를 해소하는 수단 중 하나다.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범죄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리얼돌은 지난해 6월 처음으로 '반신형' 형태의 통관이 허용됐다. 같은 해 연말부터는 '전신형'도 통관이 허용되면서 국내에 본격 유통됐다. 지금까지 국내에 수입된 리얼돌은 총 1천5건에 이른다.
온·오프라인에선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최근에는 '리얼돌 체험방'과 같은 업소도 도심에 들어서고 있다. 지역에도 리얼돌 체험 업소가 1~2곳 정도 운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리얼돌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개인의 자유'라는 주장에 맞서 '여성 성적 대상화'라는 반발이 적지 않다.
대학생 B(24)씨는 "타인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리얼돌을 판매·구입하거나 사용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며 "개인의 성적 취향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여성계는 리얼돌을 거세게 비판했다. 성적 대상화뿐 아니라 인간 존엄성을 훼손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성매매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연대는 "리얼돌은 여성의 몸을 성 기구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여성의 신체에 대해 거래가 가능하다는 인식을 강화시킨다"며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송경인 대구여성의전화 대표는 "리얼돌은 여성을 인격적 존재가 아닌 사물화 해 존엄성 훼손의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김태강 수습기자 tk11633@yeongnam.com

김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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