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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심각한 표정으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로 방향타를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
김기현 대표는 1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분골쇄신', '특단의 대책'을 언급하는 등 수습에 초점을 맞춘 반면 당 일각에서는 '지도부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상대적으로 우리 당이 약세인 지역과 또 수도권 등에서 국민들의 마음을 더 많이 얻을 수 있도록 맞춤형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조만간 당 공천 전략의 밑그림을 그릴 '총선기획단'을 발족하고, 총선 대비 인재영입을 주도하는 기구와 책임자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지도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구청장 선거 하나로 당을 위기상황으로 몰고 가서는 안된다'는 주장과 충돌하면서 대응책 마련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보궐선거 참패를 만회하기 위해 혁신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이렇다 할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당 대표 직속으로 '혁신비전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 '수도권 위기론'과 관련한 민심을 수용할 수 있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또 '부산 3선' 하태경 의원이 쏘아 올린 영남권 중진 험지 출마론도 분출되고 있다. 분위기 쇄신을 위해 영남권 중진 의원들의 수도권 출마 또는 불출마 선언을 하루빨리 이끌어 내야 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선거 패배에 따라 현 지도부가 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문제는 지도부를 대체할 대안이 없다는 데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까지 시간적 한계와 컨트롤 타워를 맡을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자칫 어설픈 혁신안을 내놓았다가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경우 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 칠 수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13일 추가 논의를 이어가는 동시에 오는 15일 의원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내년 총선에 대한 위기론이 커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재창당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민심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 만큼 이에 상응하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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