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김밥' '마약찜갈비' 등 상호와 메뉴명에 맛있다는 의미의 '마약' 용어가 전국적으로 남용되고 있다. 특히 대구에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자체의 자제 권고에도 소상공인들은 마약범죄와 명확한 인과관계가 없다며 바꿀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현재 대구지역에서 상호에 마약을 넣은 업체는 모두 15곳이다. 가장 많은 서울(19곳)을 제외한 전국 광역시 중에선 제일 많은 규모다. 인천이 12곳, 광주 5곳, 부산 3곳 등이었다. 전국적으로는 총 188곳으로 집계됐다.
메뉴명으로는 훨씬 더 많다. 배달 앱에 동대구역으로 위치설정을 한 후 마약을 검색해 봤더니, 단번에 184개의 업체가 떴다. '마약김밥' '마약옥수수' '마약고추장' 등 다양한 음식에 '마약마케팅'이 횡횡하고 있었다.
식약처는 지난 5월 '상호 및 메뉴명 등에 마약 용어 사용 업무협조' 요청 공문을 전국 지자체에 보냈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어서 마약을 단순히 '맛있고 중독성이 강하다'는 뜻으로 사용하도록 놔둘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음식에 주로 사용되면서 청소년들의 경계심을 낮출 수 있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대구시는 정기적으로 마약 용어를 사용하는 업체를 찾아 표현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은 메뉴명 정도는 바꿔도 상호와 간판을 변경하면 손해가 크다는 입장이다. 자영업자 A씨는 "사회 분위기가 마약을 맛있다는 뜻으로 사용하고 손님들도 그렇게 받아들인다"며 "상호가 마약범죄를 유발한다는 것도 아닌데, 손해를 무릅쓰고까지 바꿀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노권율 대구시 위생정책과장은 "현행 지침으론 업체를 단속할 순 없어 지속적으로 찾아가 권고하고 있다"며 "특히 대구는 프랜차이즈 기업이 많아 계도가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김소정 경북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마약 범죄가 워낙 심각해 부정적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도 "하지만, 가게 이름을 규제한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여서 아직 사용을 금지하거나 더 심한 규제를 하긴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영민 수습기자 ympark@yeongnam.com
22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현재 대구지역에서 상호에 마약을 넣은 업체는 모두 15곳이다. 가장 많은 서울(19곳)을 제외한 전국 광역시 중에선 제일 많은 규모다. 인천이 12곳, 광주 5곳, 부산 3곳 등이었다. 전국적으로는 총 188곳으로 집계됐다.
메뉴명으로는 훨씬 더 많다. 배달 앱에 동대구역으로 위치설정을 한 후 마약을 검색해 봤더니, 단번에 184개의 업체가 떴다. '마약김밥' '마약옥수수' '마약고추장' 등 다양한 음식에 '마약마케팅'이 횡횡하고 있었다.
식약처는 지난 5월 '상호 및 메뉴명 등에 마약 용어 사용 업무협조' 요청 공문을 전국 지자체에 보냈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마약 청정국이 아니어서 마약을 단순히 '맛있고 중독성이 강하다'는 뜻으로 사용하도록 놔둘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음식에 주로 사용되면서 청소년들의 경계심을 낮출 수 있는 우려를 낳고 있다. 현재 대구시는 정기적으로 마약 용어를 사용하는 업체를 찾아 표현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은 메뉴명 정도는 바꿔도 상호와 간판을 변경하면 손해가 크다는 입장이다. 자영업자 A씨는 "사회 분위기가 마약을 맛있다는 뜻으로 사용하고 손님들도 그렇게 받아들인다"며 "상호가 마약범죄를 유발한다는 것도 아닌데, 손해를 무릅쓰고까지 바꿀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노권율 대구시 위생정책과장은 "현행 지침으론 업체를 단속할 순 없어 지속적으로 찾아가 권고하고 있다"며 "특히 대구는 프랜차이즈 기업이 많아 계도가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김소정 경북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마약 범죄가 워낙 심각해 부정적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도 "하지만, 가게 이름을 규제한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여서 아직 사용을 금지하거나 더 심한 규제를 하긴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영민 수습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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