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함께해 주신 이재명 대표님"…호명 순서 관례 깨며 예우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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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01  |  수정 2023-11-01 07:38  |  발행일 2023-11-01 제6면
尹 대통령 국회 방문 시정연설 '소통 행보'

尹, 예산안 처리 협조 요청…文정부 비판 내용 연설서 빠져

野, 보이콧 없이 피켓시위…원내대표·상임위원장 간담회도

尹 함께해 주신 이재명 대표님…호명 순서 관례 깨며 예우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4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31일 국회 방문은 여야 소통의 장으로 구성됐다.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 대통령은 사전 환담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만났고, 연설 후 야당 의원들에게 인사했다. 또 상임위원장단과 간담회 및 오찬의 시간까지 가지면서 야당과 소통의 시간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을 하며 국회의장과 부의장을 언급한 뒤 '함께해주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님'이라고 말했다. 또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님.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님. 그리고 여야 의원 여러분"이라며 민주당과 국민의힘 순으로 원내대표를 호명했다. 통상 여야 순으로 호명하는 정치권의 관례를 깬 것이다.

민주당도 지난해 연설을 보이콧했던 것과 달리 본회의장 앞에서 피켓 시위 후 자리를 채워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5월 새 정부 출범 이후 공식 행사에서 몇 차례 조우한 적은 있지만,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거론하며 인사말을 한 적은 없었다. 윤 대통령이 예산 정국을 앞두고 거대 야당의 수장인 이 대표의 협력을 얻기 위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본회의장에 입장하면서도 야권을 향한 협조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맨 뒷줄에 있던 민주당 홍 원내대표와 이 대표의 순서로 악수했다. 의석에 앉아있던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다가오자 일어선 뒤 웃으며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연금개혁·노동개혁·교육개혁을 위해 의원님들의 깊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 "정부가 마련한 예산안이 차질 없이 집행되도록 국회의 적극적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 등의 발언으로 국회 협조를 당부했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과거 정부는 연금개혁에 대한 의지 없이 4개 대안을 제출하여 갈등만 초래했다"며 전임 정부를 비판했던 것과 달리 야당에 협조를 요청하는 문구만 담겼다. 대통령실은 "여야와 함께 경제 복합위기 등을 타개하고 안보 불안을 극복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 및 국회 상임위원장단과 간담회를 하고 오찬을 함께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오늘 간담회가 우리 국민에게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시작됐다'는 사실을 알리는 뜻깊은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면 좋겠다"며 "'통즉불통'이라는 말이 있다. 소통하면 국민이 아프지 않게 된다는 말씀"이라고 소개했다.

홍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우리 야당에 섭섭한 것도 있겠지만, 우리 야당 입장에서는 안타깝게도 대통령께서 국회를 존중하는 문제, 그다음에 야당과 협치하는 문제에 대해 상당히 아쉬움도 큰 부분도 있다"며 윤 대통령의 연이은 법률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에서 "국회에 와서 우리 의원님들과 또 많은 얘기를 하게 돼 저도 취임 이후로 가장 편안하고 기쁜 날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우리가 초당적, 거국적으로 힘을 합쳐서 국민의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미래 세대를 위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모두 힘을 합쳐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여러분들이 아까 간담회 때 하신 말씀은 제가 다 기억했다가 최대한 국정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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