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영남일보 책읽기상] 초등부 최우수상(대구시교육감상) 대구 복현초등 이승연…"동물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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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16 08:02  |  수정 2023-11-16 08:02  |  발행일 2023-11-16 제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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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릴 때 동물원에 자주 갔는데, 그땐 몰랐습니다. 동물원에 있는 그 동물들이 보호받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유를 빼앗긴 채 갇혀있다는 것을요.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동물들이 한곳에 모여 있어서 신기하고 즐거웠는데 그 동물들은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요. 동물원에 있던 그 동물들은 다 어디에서 왔을까요? 그 동물들은 가까운 곳에서 왔을 수도 있고 지구 반대편 머나먼 곳에서 왔을 수도 있다는 것을 지금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동물들은 작은 공간에 갇혀서 자기들이 살던 곳을 그리워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요.

요즘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인권입니다. 인권이란 인간으로 태어나면 평등과 자유를 당연하게 누릴 수 있는 권리입니다. 그런데 왜 동물권은 없을까요? 말을 못 해서 자신들의 권리를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지 저는 동물들도 '자기가 태어난 곳에서 자유롭게 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든도 아내와 자식을 잃었지만 자유롭게 살 권리는 남아있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멸종위기에서 보호해야 한다'라는 이유로 노든의 자유를 앗아갔습니다. 노든을 위험에 빠뜨리게 된 코뿔소의 뿔은 코뿔소들에게는 신체의 일부분일 뿐인데 인간의 이기심은 코뿔소들의 생명을 해치면서까지 갖고 싶은 한낱 장식품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는 동물들에게는 생명이 달린 일인데 사람들에게는 비싸게 팔리는 장식품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노든과 친구들이 뿔 때문에 생명을 잃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노든은 자신의 가족을 잃었지만 다시 용기를 내어 팽귄 친구 치쿠의 뜻을 이어받아 새로운 생명을 부화시키고 그 생명이 자신이 살아야 할 터전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켜주었습니다.

저는 노든의 희생과 따뜻한 마음을 보고 나도 누군가에게 노든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긴긴 밤'을 읽고 느낀 가장 큰 기쁨입니다. 책은 저에게 매우 중요한 친구입니다. 직접 겪어보지 못한 것을 책에서 만날 수도 있고, 가보지 못한 곳도 상상할 수 있게 해 주니까요.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고 교훈도 있지만 주인공의 마음이 잘 느껴질 때가 가장 즐겁고 책이 친구처럼 느껴질 때랍니다. 책을 읽다 보면 재미있는 것도 많지만 지루한 책을 만날 때도 있어요. 그럴 때는 '언젠가는 이것도 도움이 되겠지' 하며 읽을 때도 있어요. 저는 책의 가치나 교훈은 읽는 사람이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읽은 책이 얼마나 나의 마음속에 잘 새겨졌는지, 얼마나 감동적인지는 읽는 사람마다 다 다른데 '긴긴 밤'은 저에게 올해 읽은 책 중에서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기회를 준 책입니다.

처음 최우수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놀랐습니다. 제가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될 줄 상상도 못 했거든요. 영남일보 책읽기 상에 매년 독후감을 보내고 설레는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곤 했는데 올해 상을 받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심사위원님들, 저를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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