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방문' 한동훈에 정치권 "총선 등판 임박" 해석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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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1-20  |  수정 2023-11-20 09:19  |  발행일 2023-11-20 제3면
구름 떼처럼 몰린 시민…사진촬영·사인 요청 쇄도

韓 "통상적 방문"이라며 정치적 해석 일축했지만

정치권선 "'한동훈 역할론'…조만간 총선 출마 가시화될 것"

2021년 대구서 '대권 신호탄' 쏘아올린 尹 떠올리기도
대구 방문 한동훈에 정치권 총선 등판 임박 해석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대구 수성구 스마일센터 방문 중 한 시민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보수의 심장' 대구 방문을 계기로 한 장관의 총선 등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장관은 대구 방문이 "외국인 정책과 피해자 보호 정책을 위한 통상적인 방문"이라고 했지만, 이날 한 장관의 발언과 행동들은 정치적인 해석을 낳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한 장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예비 정치인'으로서의 면모가 엿보이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특히 '대구시민을 존경하는 3가지 이유'를 밝히면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첫째로 대구시민들은 6·25전쟁 과정에서 단 한 번도 적에게 도시를 내주지 않고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끝까지 싸웠다"며 "둘째로는 전쟁의 폐허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산업화를 진정으로 처음 시작했고 다른 나라와의 산업화 경쟁에서 이긴 분들"이라고 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대구시민들은 대구의 굉장한 여름 더위를 늘 이기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대구 방문 한동훈에 정치권 총선 등판 임박 해석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7일 대구 수성구 스마일센터 방문 중 시민들의 요청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연합뉴스
여권 내에서 총선 출마 요구가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는 "의견은 많을 수 있다"며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범죄 피해자 보호, 인구 위기 극복을 위한 외국인 정책과 이민 정책을 잘 정비하는 것이 국민들께 더 중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즉답을 피했지만, 부인도 하지 않았다.

대구 현장 분위기도 '한동훈 출마설'을 불 지핀 배경이다. 이날 한 장관이 가는 곳마다 시민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들면서 선거 유세 현장을 방불케 했다. 운집한 시민들은 한 장관의 발언 하나 하나에 열광하면서 응원을 보냈고,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그 성원에 보답하듯 한 장관은 첫 일정인 스마일센터 방문이 마무리된 후 다음 일정을 다소 미루면서까지 1시간가량 시민들과 즉석 사인회를 열고 쏟아지는 사진 촬영 요청에 일일이 응했다. 꽃다발이나 편지 등 선물을 건네받기도 했다.

대구 일정이 모두 마무리된 후 도착한 동대구역에서는 또다시 쇄도한 시민 요청에 응답하기 위해 예매해둔 서울행 기차표를 취소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한 장관은 이후 3시간가량 동대구역에서 사진 촬영과 사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날 대구에서의 행보는 보통의 장관이 지역 일정을 소화하는 그림은 아니었다. '팬덤'을 가진 장관도 흔하지 않다"라며 "또한 한 장관이 최근 '탄핵' 등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맞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권 내에서 '한동훈 역할론'이 끊이지 않았던 상황에서 보수텃밭에서의 인기를 확인한 만큼, 조만간 총선 출마가 가시화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대구 방문 한동훈에 정치권 총선 등판 임박 해석
윤석열 검찰총장이 2021년 3월3일 오후 직원과의 간담회를 마친 후 대구고검·지검을 떠나고 있다. 영남일보 DB
이날 한 장관의 대구 방문이 2021년 3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정계 입문 직전 검찰총장 신분으로 대구 검찰청을 찾은 일을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도 많다. 당시에도 대구검찰청 앞에는 수백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대선 유세 현장과 같은 분위기가 연출됐다. 검찰청 앞 윤 검찰총장을 환영하는 화환이 줄지어 배송되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당시 윤 검찰총장은 민주당에서 추진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 법안과 관련, 현장 간담회를 갖기 위해 검찰청으로 들어서면서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이라며 대구와의 인연을 강조했고, 다음날(3월 4일) 곧장 검찰총장직 사의를 표명했다. 대구 방문이 곧 '대권 도전의 신호탄'이었던 셈이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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