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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어린이집 원아들이 '실외 지진체험'을 하고 있다. |
"오늘 아침 느꼈던 지진보다 여기가 더 무서웠어요."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한 30일 오전 11시 대구 동구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지진체험 부스. 어린이집 원아들이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소방대원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다. 소방대원이 버튼을 누르자 부스 안은 곧바로 정전이 되면서 어둠과 동시에 식탁이 흔들리며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알림 경보가 요란하게 울렸다. 정신없는 상황임에도 아이들은 소방대원이 사전에 지시한 대로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침착하게 식탁 밑으로 들어가 대피했다.
실내체험 부스는 주방 가스레인지 위 주전자가 놓여있고 선반에 책이 꽂혀있는 등 일반 가정집 모습이었다. 5.0 규모 지진에 주전자, 식탁 등이 부들부들 떨리며 실제상황과 같은 공포가 전해졌다. 진동이 사그라진 후 아이들은 대처 요령대로 모형 가스레인지 불을 끄고 차례대로 탈출했다. 체험을 마친 아이들 중 일부는 겁에 질린 모습으로 연이어 "선생님, 너무 무서웠어요"라고 말했다.
최근 경주·포항 등 경북지역에서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안전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됨에 따라 주목받고 있는 안전테마파크에서는 6축 시뮬레이터를 사용한 3.0~8.0 규모의 지진을 체험할 수 있다. 지진 외에도 교통사고, 심폐소생술, 화재진압 체험 등 다양한 재난상황을 체험할 수 있다.
실내 지진체험이 끝나자 실외 지진 대피 체험이 시작됐다. 지진 발생 후 붕괴된 건축물이 머리 위로 떨어지는 상황이 연출됐다. 바닥이 떨리고 주변에서는 큰 폭발음이 들렸다. 아이들은 소방대원을 따라 손으로 머리를 보호한 상태로 조심스럽게 걸어가 탈출에 성공했다. 한 아이는 "너무 무서워서 숨고 싶었어요"라고 울먹이며 말했다.
아이들을 이끌고 온 정순화 어린이집 교사는 "오늘 새벽 경주에서 지진이 발생해 아이들이 너무 걱정됐다. 대처요령 교육이 꼭 필요하다"며 "생명과 직결된 안전 교육을 받아 유익한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관계자는 "지진 체험은 사전 신청을 통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장애인들을 위한 체험도 있다"며 "앞으로도 모두가 재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안전교육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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