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화의 자연과 환경] 라돈의 위험성 및 대처

  • 정성화 경북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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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12-20  |  수정 2023-12-20 06:57  |  발행일 2023-12-20 제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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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화 경북대 화학과 교수

주민센터에 가면 '라돈 측정기'를 빌릴 수 있다는 안내를 얼마 전에 보았다. 침대와 찜질기 등의 생활용품에서 매우 위험한 '라돈'이 나올 수 있고 그러한 침대 매트리스 등을 어떻게 처리하는가 라고 모두들 긴장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5년이 지났다. 많은 사람들은 라돈을 대부분 망각했겠지만, 라돈의 위험성을 고려하면 중요한 안내와 서비스로 생각된다.

라돈은 대기 중에 최대 100g이 있고 화강암 10억t당 약 0.4 ㎎의 소량이 존재하나 방출하는 방사선 때문에 건강에 매우 위험한 기체이다. 사람들은 병원에 갈 때나 원전을 생각하면 방사선 노출을 걱정하는데 일반적인 사람들이 받는 방사선의 반 이상이 라돈에 기인할 정도로 라돈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는 라돈을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하였고 WHO는 전체 폐암 발생의 3~14%가 라돈이 원인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미국환경보호국도 흡연과 라돈 흡입이 각각 폐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 1, 2위라고 경고하고 있다. 또한, 라돈 가스는 담배연기, 포름알데히드, 초미세 입자와 함께 선진국에서 가장 위험한 4가지의 실내 오염 물질의 하나라고 할 정도이다.

라돈은 암석 및 그로부터 얻어지는 벽돌, 시멘트, 콘크리트, 대리석 등의 건축자재에서 나올 뿐만 아니라 건물에 직접 노출된 토양이 있을 경우(땅과 연결된 틈새 등)는 물론이고 지하수를 사용해도 실내로 유입될 수 있다. 라돈은 공기에 비해 매우 무거우므로 (밀도가 각각 9.73 및 1.225 g/L이다) 저층의 집, 특히 신축 주택의 지하실에는 라돈 농도가 높을 수 있다. 라돈은 무색·무취·무미의 방사성 기체로 우리가 쉽게 느낄 수 없어 라돈이 주위에 존재하면 호흡을 통해 마실 수밖에 없다. 라돈은 반응성이 아주 낮은 불활성 기체이므로 어떠한 반응이나 기구를 이용하여도 제거하기가 매우 어렵다. 요즘 흔히 사용하는 공기청정기로도 라돈은 없앨 수 없고 먼지 등에 부착된 라돈은 공기청정기의 흡착 필터를 이용하여 잠시 제거될 수 있다고 해도 부착력이 매우 약해 쉽게 탈착되어 다시 우리 주위로 되돌아올 수 있다.

2021년에 신축된 공동주택 2천531가구 중 399가구(15.7%)에서 라돈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고 아파트를 제외한 원룸, 오피스텔, 빌라 등의 경우 라돈 관리기준조차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우선 환기를 자주 하도록 하고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라돈 농도 측정, 강제 환기, 전문가에게 의뢰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축 지하 혹은 1층 건물, 특히 좁은 원룸 등은 라돈에 관심을 가질 필요성이 높다.
경북대 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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