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기업 기부도 업황 따라 '온도차'…자동차 호황 車부품 통큰 나눔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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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05  |  수정 2024-02-05 08:00  |  발행일 2024-02-05 제13면
희망나눔 캠페인 모금액 46억

자동차 호황 車부품 통큰 나눔

건설업·신성장기업 동참 저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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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기업들의 기부행렬이 고금리와 경기침체 여파로 많이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설업종과 신산업 업종 관련 기업들의 지역사회 공헌 활동이 많이 저조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1일부터 올해 1월31일까지 진행한 '희망2024 나눔 캠페인'을 마감한 결과, 1억원 이상 고액을 기부한 대구 기업은 17곳, 총모금액은 45억9천729만8천469원으로 파악됐다. 경기 불황의 여파로 기업의 기부활동이 크게 줄 것으로 예상됐으나 다행히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은 유지됐다.

눈에 띄는 점은 업종별 쏠림 현상이 완연했다는 것.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기아차의 영향으로 지역 자동차 부품 기업의 기부가 많았다.

최고액 기부도 자동차 부품 업체인 SL이 차지했다. 2022년 10억원의 '통큰 나눔'을 실천했던 SL은 국내 자동차 산업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기부액을 더 늘렸다. 무려 14억200만원을 SL서봉재단 이름으로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

PHC그룹과 삼보모터스도 각각 2억원, 1억원을 쾌척하며 나눔 캠페인에 동참했다. PHC그룹은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미국에 새로운 공장을 짓는 등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동변속기의 플레이트와 파이프 등을 주로 생산하는 삼보모터스도 2021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1조 클럽'에 가입한 뒤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있는 DGB금융그룹은 6억8천여만 원을 기부하며 '사회공헌 기업'이란 이미지를 더 공고히 했다.

반면 지역 건설사 중에는 화성산업 한 곳만 1억원 이상 고액 기부행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어려운 건설 경기가 고스란히 투영됐다. 직전 캠페인 때는 부산 등 타 지역에 소재한 건설사의 대구지역 기부도 있었지만 올해는 찾아볼 수 없었다. 유통업계의 기부사정도 적잖이 약화됐다. 해마다 지역 사회공헌 활동을 활발히 해오던 대구백화점은 이번에 고액 기부기업에 들지 못했다.

2차전지 소재 업체인 엘앤에프와 대구중앙청과, 리만코리아, 서보, 쓰리에이치, 홈센터홀딩스, 희성전자 등이 1억원 이상 기부 기업에 포함됐다.

전반적으로 기업발 기부액이 적어 목표 금액 달성에 힘들 것으로 여겨졌지만 대구상공회의소 사회공헌협의회장인 김상태 PHC그룹 회장이 지역 기업 30여 곳과 십시일반 뜻을 모아 막판 총 20억7천만원을 보탰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는 "기존 향토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2차전지나 바이오 등 신성장 산업 기업들의 사회 공헌이 부족한 것 같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공헌 활동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가 좀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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