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기업 협력하면 수출 기회 더 많아져"…한임섭 경북식품수출기업협회 초대 회장 인터뷰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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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14 07:33  |  수정 2024-02-14 07:34  |  발행일 2024-02-14 제13면
사과 술 수출 초반엔 쉽지 않아
시장개척단 동행 후 매출 상승
현재 제품 90% 이상 미국으로
경북 기업 힘 모으려 협회 창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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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임섭 경북식품수출기업협회 초대 회장이 자신이 운영하는 경북 의성군 단촌면 한국애플리즈 공장 생산라인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경북사과를 재료로 한 브랜디를 들어 보이고 있다.

"개인 기업이 식품을 수출한다는 게 힘들다 보니 서로 정보도 얻고 어깨동무하며 십시일반 돕자는 의미에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난달 19일 안동 씨엠파크포호텔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사>경북식품수출기업협회 초대 회장인 한임섭 <주>한국애플리즈 대표의 일성이다.

지난 1일 상주~영덕 간 고속도로 북의성IC에서 한참을 들어간 경북 의성군 단촌면 후평리에 위치한 한국애플리즈 공장에서 만난 한 회장은 할아버지 때부터 내려오던 과수원을 운영하면서 사과로 술을 제조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고 했다.

해외여행에서 '사과 브랜디'를 마셔보고 사과로 술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는 한 대표는 이후 경북사과로도 술을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하고 연구한 끝에 제조기술까지 배워 1996년 창업한다. 8천평의 과수원에서 생산되는 사과로 술을 만들기 시작한 지 8년만인 2004년 '찾을수록'이란 브랜디로 첫 미국 수출길에 나서 현재 20여 종의 브랜디를 수출하고 있다.

한 회장은 "첫 수출 이후에도 10년 넘게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본격적인 수출은 '경북도 시장개척단'과 동행하면서 저희 제품이 알려지기 시작해 13만인 2017년부터 매출이 급성장했다"며 "지금은 생산 제품의 90% 이상을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수출을 시작하고도 10년 넘게 판로가 제대로 열리지 않아 고생한 경험이 경북식품수출기업협회를 창립하게 된 계기라면 계기"라며 "지역의 작은 식품 기업이 수출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경북 기업들이라도 서로 힘을 모으고 의지하기 위해 협회를 창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의단체로 출발해 현재 37개 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는 <사>경북식품수출기업협회는 앞으로 회원사를 50개 사로 확대할 예정이다.

한 회장은 "어느 품목보다 식품 수출은 협력이 중요하다"면서 "바이어들은 비용 절감 등을 위해 가능하면 여러 제품을 한꺼번에 수입하는 것을 원한다"며 "특히 식품은 재고가 중요하기 때문에 지역 식품 기업들 간 서로 윈윈 한다면 기회는 더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경북식품수출기업협회 소속 기업 30여 개 사는 오는 7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독립기념행사에 'Taste of Korea(한국의 맛)' 부스를 통해 공동관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한 회장은 "올해 예정된 미국 행사에서 보듯 작은 기업들도 그룹을 형성하면 주도적으로 원하는 곳에서 행사가 가능하다"며 "외국 와인 기업들이 국내 행사장에서 안주를 곁들인 시음 행사를 하듯이 우리도 이번 미국 행사에서는 협회 소속 기업들이 수출하고 있는 사과, 버섯, 부각, 마늘, 된장, 고추장, 참기름을 비롯해 기능식품 등을 함께 선보일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끝으로 한 회장은 "수출은 남의 나라에 제품을 파는 것으로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더 집중하고 더 노력하고 더 투자해야 하지만 급하게 성과를 내려다 보니 많은 기업인들이 실패를 되풀이 하는 것 같다"며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분명 좋은 성과가 나타나게 돼 있다. 나도 10년 이상 손해 보고 고생했지만 끈질김 하나로 여기까지 왔다. 경북의 많은 식품 기업들이 올해는 수출로 모두가 대박 나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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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경북본사 1부장 임성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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