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출범 앞둔 장인화號 '지금은 지켜볼 때'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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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19  |  수정 2024-02-19 07:04  |  발행일 2024-02-19 제22면

[취재수첩] 출범 앞둔 장인화號 지금은 지켜볼 때

포스코그룹 CEO후보추천위원회는 최근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을 최고경영자(CEO) 후보가 되는 사내이사 후보로 선정하고, 정기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역대 포스코 주총에서 CEO추천위원회가 발의한 회장 추천 안건은 모두 가결된 점으로 미뤄 3월 주총에서 장 전 사장의 회장 선임 안건이 가결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렇게 되면 장 회장은 2027년 3월까지 재계 순위 5위 포스코그룹을 이끌게 된다.

2018년 포스코 사장으로 선임된 그는 그룹의 철강부문 전체를 총괄했다. 한마디로 철강 전문가다. 당시 2차전지 소재로의 신성장 사업 재편에 기반을 마련하는데도 기여하는 등 미래 사업에 대한 안목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같은 해 포항시와 상생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할 만큼 지역에 우호적이다. 그동안 다소 소외된 철강 부문의 투자 강화는 물론이고 포스코-포항의 어색했던 관계도 개선될 여지가 크다. 포스코 안팎과 포항지역 재계에서는 장 내정자에 대해 인자하고 넉넉한 품성으로 구성원들을 아우르는 덕장형 리더로 평가하며 내심 환영하는 분위기다.

여기에다 국군포로의 신분으로 북한에서 강제 노역 등의 고초를 겪다가 43년 만에 탈북해 남한으로 귀환한 '전쟁영웅'이자 '인간승리의 표본'으로 불리는 조창호 소위는 그의 외삼촌이다. 가족의 감동스토리는 장 내정자에게 애국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글로벌 철강 시황이 부진하다. 지난해 포스코홀딩스의 경영실적도 악화해 차기 회장의 앞길은 순탄치 않다. 포스코홀딩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3조5천314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27.2% 감소했다.

지금 장 내정자는 그룹 미래 청사진에 대한 고찰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의 일부 시민단체는 내정자는 물론이고 회장 후보 선임 절차를 부정하며 날 선 칼을 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조건적인 비판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지역 재계에서는 "시민단체가 본연의 활동을 넘어서 기업의 인사권까지 개입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따가운 시선을 보낸다.

새 회장에 대한 기대감이 가득한 가운데 일부 단체의 강경 행보로 인해 포스코와 포항시의 상생 분위기 조성에 찬물을 끼얹을까 우려된다.

회장 후보가 선정된 지 일주일이 조금 넘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포스코 수뇌부는 그동안 어색했던 포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특별한 선물과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을지 모른다. 포스코와 지역의 상생 분위기 조성을 위해서 여유를 갖고 지켜보는 것도 한 방법으로 보인다.김기태기자〈경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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