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나가라" SNS 악플 테러…제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필요

  • 김태강
  • |
  • 입력 2024-02-19 18:36  |  수정 2024-02-19 18:38  |  발행일 2024-02-20
이강인 등 축구 대표팀 선수들 최근 SNS에 악플 테러 당해
연예인·운동선수·그들의 가족까지 무차별 악플 세례
비판보단 비난의 대상이 필요한 것, 가이드라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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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축구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이강인 선수가 주장 손흥민 선수와 갈등을 빚은 사실이 영국언론을 통해 전해진 후 이강인 선수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게시물에 일부 팬들이 악성 댓글을 남겼다. 이강인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최근 한국 축구 대표팀 내에서 일어난 갈등을 두고 해당 선수들의 SNS에 달리는 악성 댓글이 도를 넘고 있다는 지적이다. SNS상 '악플 테러'를 제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19일 축구 대표팀 주전 미드필더인 이강인의 SNS엔 그를 비난하는 댓글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댓글 6만 개 이상이 달린 게시물에는 '이민가라 그냥' '군대나 가라' '나대지 마라' 등 안티팬들의 원색적인 비난이 이어졌다. 하나 걸러 하나가 악플일 정도였다.


이강인은 지난 14일 아시안컵 기간에 주장 손흥민과 갈등을 일으킨 당사자로 지목됐다.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이강인 등 일부 젊은 선수들이 저녁 식사 시간에 탁구 치는 것을 두고 주장 손흥민과 마찰을 일으켰단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도 대표팀 내 갈등을 인정하면서 여론은 이강인 등 젊은 선수에게 비판과 비난을 가하기 시작했다.


해당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이강인 등 젊은 선수들의 게시물엔 수천 개의 악플이 쇄도했다. 비난의 화살은 주장 손흥민도 피할 수 없었다. 일부 팬들은 손흥민에게 '왜 침묵하느냐'며 악플을 남겼다.


유명인에 대한 악플은 사회적 문제로 여겨진다. 과거 유명인들이 무차별적인 악플 테러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도 있었다.


악플이 최근엔 당사자를 비롯한 가족·지인들의 개인 삶까지 번지고 있다. 포털사이트 연예·스포츠 뉴스 댓글 창이 폐쇄된 이후 악플의 무대는 플랫폼 변화 등으로 개인 SNS로 옮겨갔다. 이강인이 논란의 중심에 서자 이 사건과 전혀 관련 없는 이강인의 친누나의 개인 SNS에도 악플이 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악플이 사안에 대한 비판보단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는 수단인 경우가 많다며 이를 예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창덕 영남대 교수(사회학과)는 "유명인들이 논란에 휩싸일 때마다 마녀사냥식의 비난은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우리 사회가 하나의 사안에 대해 너무 극단적으로 비판, 비난하다가 금방 식는 경향이 있는데 조금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호 경북대 교수(심리학과)는 "악플의 경우 사안에 대한 비판이 아닌 비난의 대상이 필요한 게 아닌가란 생각이 든다"며 "SNS에서 개인의 삶을 침해하는 비난의 댓글은 제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등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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