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신당 통합 11일만에 결별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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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21  |  수정 2024-02-21 07:22  |  발행일 2024-02-21 제5면
이낙연, 한 사람에 선거 전권 민주주의 정신 훼손
이준석, 내가 성찰할 일 많다. 국민께 사과
개혁신당 통합 11일만에 결별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새로운미래 당사에서 개혁신당과의 결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 개혁신당이 출범 11일 만에 좌초됐다.

 

개혁신당 이낙연 공동대표는 20일 개혁신당과의 합당 철회를 선언했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날 김종민 최고위원과 함께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다시 새로운미래로 돌아가 당을 재정비하고 선거체제를 신속히 갖추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의 총선 지휘권을 놓고 다퉈 온 이준석 공동대표와 끝내 결별을 택한 것이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신당 통합 좌절로 여러분께 크나큰 실망을 드렸다"며 "부실한 통합 결정이 부끄러운 결말을 낳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합의가 부서지고 민주주의 정신이 훼손되면서 통합의 유지도 위협받게 됐다"며 "더구나 그들은 통합을 깨거나 저를 지우기로 일찍부터 기획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는 이준석 공동대표를 겨냥한 발언이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통합 주체들의 합의는 부서졌다. 공동대표 한 사람에게 선거의 전권을 주는 안건이 최고위원회 표결로 강행처리됐다. 민주주의 정신은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이로써 이낙연 공동대표는 전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당 등록을 공고한 '새로운미래'의 대표를 맡아 '이낙연계'를 이끌고 총선을 치르게 됐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새로운미래를 창당했다가 설 연휴 첫날인 지난 9일 이준석 공동대표가 창당한 개혁신당에 새로운선택, 원칙과상식과 함께 합당 형태로 합류한 바 있다.

이준석 공동대표도 이낙연 공동대표의 합당 철회 소식에 "참담한 마음으로 국민에게 사과드린다"고 머리 숙였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성찰해야 할 일이 많다"며 "감당할 수 없는 일을 관리할 수 있다고 과신했던 것은 아닌지, 지나친 자기 확신에 오만했었던 것은 아닌지, 가장 소중한 분들의 마음을 함부로 재단했던 것은 아닌지"라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를 비판할 생각은 없다"면서 "할 말이야 많지만 애초에 각자 주장과 해석이 엇갈리는 모습이 국민들 보기에 눈살 찌푸려지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은 다양한 색채를 가진 개혁신당이 '화학적 결합' 없이 너무 성급하게 통합하면서 발생한 부작용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보수 성향의 2030 남성 지지층(이준석)과 진보(이낙연) 지지층이 공평하게 권력을 나눠 갖기는 처음부터 불가능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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