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윷놀이 하면서 친해졌어요" 달서구 다문화가족 전통문화 체험

  •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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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21 17:06  |  수정 2024-02-21 18:08  |  발행일 2024-02-22 제9면
달서구가족센터, 정월대보름 행사
윷놀이·강정 만들기 등 체험 활동
"덕분에 언니들과 친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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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음력 1월 15일)을 사흘 앞둔 21일 대구 달서구가족센터에서 열린 '정월대보름 맞이 2024 도개결!윷모' 행사에 참석한 다문화가족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윷놀이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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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을 맞아 21일 대구 달서구가족센터에서는 결혼이민자들이 한국 전통음식인 강정 만드는 법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한국 전통 음식도 만들고 전통 놀이를 하면서 한국 문화를 이해하게 됐어요."

21일 오전 10시 대구 달서구 가족센터(성당동) 강의실. 강사가 한국 전통 간식인 강정 만드는 법에 대해 설명한 뒤 "그럼 이제 직접 해볼까요?"라고 말하자, 강의실 안은 베트남어·중국어·일본어 등 각기 다른 언어가 섞이며 금세 시끌시끌해졌다. 테이블마다 6~7명씩 조를 지어 생전 처음 강정을 만들고 있는 이들은 달서구에 거주 중인 '결혼이민자'들이다.

이날 열린 '2024 도개결!윷모' 행사에는 결혼이민자, 다문화가정 아이들, 달서구 여성협의회 등 모두 6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서로 다른 국적의 참여자들과도 한국어로 소통했다. 대구에서 한국 생활을 시작한 사람도 많아 친숙한 경상도 사투리가 심심찮게 들리기도 했다. 참여자마다 한국어 실력 차이는 있지만, 언어의 벽을 허물고 함께 강정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한국에 온 지 9년째 됐다는 응우엔 티프엉(여·30·베트남)씨는 "이번 행사를 통해 평소에 잘 교류하지 못하던 중국인, 일본인 언니들과 함께 강정을 만들며 친해졌다"며 "전통 음식을 만들고 놀이도 같이 하면서 한국어도 빠르게 늘고,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데 많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오전 11시부터 참여자들은 각자 고향의 전통 의상으로 갈아입고 윷놀이를 하기 위해 강당에 모였다. 한국 전통놀이가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규칙부터 차근차근 배워가며 윷놀이를 시작했다. 처음 해보는 윷놀이가 익숙하지 않았지만, 금세 승부의 열기는 뜨거워졌고 환호성과 탄식이 교차했다.

나파다오(여·36·태국)씨는 "일본, 베트남 친구들과 함께 강정도 만들고 윷놀이도 해 빨리 친해졌다. 즐겁게 시간을 보내며 스트레스도 많이 풀렸다"며 "이곳에 오면 나와 비슷한 상황인 사람을 여럿 만날 수 있다. 공감대가 형성돼 의지할 곳도 생기고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센터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일상생활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고 했다. 응우엔씨는 "최근 센터에서 주관하는 도서관 봉사활동을 참여했더니 집에서 아이들의 책을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주부로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식도 많이 얻는다"며 "또 센터에서 육아·일자리 등 많은 분야에서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원준호 달서구가족센터 관장은 "'장 만들기' 행사 등 앞으로도 다양한 한국 문화를 체험할 기회를 만들기 위해 추진 중"이라며 "지역 내 다문화가정, 결혼이민자들이 한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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