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해진 태극기 게양 문화 되살린다"…대구 달서구 아파트 입주민들이 나서

  •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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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2-27 16:35  |  수정 2024-02-27 16:50  |  발행일 2024-02-28 제8면
아파트 한 동 130세대 중 120여세대 태극기 게양
오전 10시 30분 태극기 무료나눔 행사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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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대구 달서구 월성동의 한 아파트에서 105주년 3·1절을 맞아 태극기 달기 운동이 벌어졌다. 이 아파트 1개동 130세대 중 90%가 넘는 120여 세대가 태극기를 달고 3·1절을 기념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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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대구 달서구 월성동의 한 아파트에서 105주년 3·1절을 맞아 태극기 달기 운동이 벌어졌다. 이 아파트 1개동 130세대 중 90%가 넘는 120여 세대가 태극기를 달고 3·1절을 기념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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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대구 달서구 월성동의 한 아파트에서 105주년 3·1절을 맞아 태극기 달기 운동이 벌어졌다. 이 아파트 주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우리 아파트는 태극기가 다 달려서 뿌듯해요."

27일 오전 11시 30분쯤 대구 달서구 월성동 코오롱 하늘채 아파트 1단지 앞에서 마주친 허지운(11)군은 "다른 아파트를 보면 태극기를 단 곳이 별로 없는데, 우리 아파트는 다 달았다"며 "며칠 전 집에 경비 아저씨가 찾아와 태극기를 주고 갔다. 태극기를 창문 밖에 달자고 부모님께 얘기했다. 우리 아파트에 태극기가 달린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입주자들은 전국적으로 낮은 태극기 게양률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입주자대표회를 중심으로 지난 24일부터 '태극기 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관리사무소와 협력해 하루 3차례씩 태극기 게양을 권유하는 방송을 했다. 또 통장 등과 함께 3명씩 조를 지어 가정마다 방문해 태극기를 나눠줬고, 필요한 경우에는 태극기 게양을 직접 돕기도 했다.

그 결과, 이 아파트 1개 동은 2·28 민주화 운동과 3·1절을 앞둔 27일 현재 130세대 중 120여 세대가 태극기를 게양해 게양률 90%를 넘겼다.

태극기 달기 운동에 참여한 김숙주(56)씨는 "요즘 대부분 가정에 태극기가 없고, 국경일을 맞아 태극기를 게양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에 태극기를 나눠주며 게양을 권유했더니 많은 주민들이 동참해 줬다"고 말했다.

입주자 대표 곽병희(66)씨는 "회의를 통해 우리 아파트에서 한 동이라도 모든 세대가 다 태극기를 게양한 모습을 보여주자고 뜻을 모았다"며 "태극기를 게양하는 집이 갈수록 줄어드는 요즘, 우리 아파트를 시작으로 다른 아파트에도 태극기 게양 문화가 다시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아파트 앞 광장에서 태극기 무료 나눔 행사가 열렸다. 월성1동 바르게살기위원회, 자유총연맹 등 지역단체와 입주자 40여 명이 아파트에서 지나다니는 아이들에게 태극기를 나눠주고 게양 문화를 교육했다. 아이들은 배운대로 태극기를 흔들고 "대한 독립 만세"를 외쳤고, 집에 돌아가 태극기 게양을 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 행사에 참여한 주민 김범주(50)씨는 "교육을 받은 아이들이 태극기를 들고 집에 돌아가는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며 "어린이집 등에서도 태극기 게양을 교육하면 우리 아이들을 중심으로 사회 전반에 태극기 게양 문화가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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