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서 때아닌 '바가지 논란'…상인들 "자극적 편집 억울"

  • 김태강
  • |
  • 입력 2024-02-29 17:49  |  수정 2024-02-29 20:38  |  발행일 2024-03-01
일본인 유튜버, 밍크 모자 사면서 바가지 주장…누리꾼들 "20만원 말이 되나" 공분
판매 상인 "인터넷 제품과 다른 비싼 모자, 바가지 없었다" 억울함 호소
상가연합회 "자극적 편집으로 서문시장 이미지 훼손, 정정요구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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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유튜버 오구라 유나가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모자 가격을 묻자 상인이 "20만원"이라고 답하고 있다. 유튜브 오구오구 OGUOGU 캡쳐.

대구 서문시장에서 때아닌 '바가지 요금' 논란이 일고 있다. 서문시장 한 상인이 유명 일본인 유튜버에게 바가지 요금을 씌웠다는 지적이 일자, 해당 상인이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서문시장 연합회는 '자극적 편집'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일본인 유튜버 오구라 유나는 지난 1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서문시장 방문 영상을 올렸다. 오구라 유나는 서문시장의 한 의류 가게를 찾아 밍크 모자를 구매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았다.

오구라 유나가 의류 가게 상인 A씨에게 밍크 모자의 가격을 물었고, A씨는 "20만원"이라고 답했다. 이에 오구라 유나가 "너무 비싸다"며 "깎아달라"고 요청하자 A씨가 15만 원을 제시했다. 오구라 유나가 재차 흥정했고, 결국 13만 원에 모자를 구매했다.

영상이 게재된 후 누리꾼들은 상인이 오구라 유나에게 처음에 과도한 가격을 제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영상의 댓글에 "바가지 요금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고, 다수의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대구 시장에서 사기당한 AV 여배우'라는 제목의 글이 확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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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모자와 유사한 제품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9만9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상인 A씨 제공.

하지만, 상인 A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해당 밍크 모자는 서울 동대문 시장에서 직접 8만원에 구매해 도매 단가 10만원, 소매 단가 20만원을 책정했다"며 "평소 손님이 오면 20만원짜리 모자를 15만원에 판매한다고 얘기하고 흥정이 들어오면 13만~14만원선에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게 월세,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이렇게 팔아도 남는 것이 없다. 시장에서 10년 가까이 장사하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해당 밍크 모자와 유사하지만 기능이 떨어지는 제품이 인터넷 쇼핑몰에선 10만원 정도로 판매되고 있다며 판매 가격이 과도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A씨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유사 밍크 모자는 귀마개가 없는데 9만9천원"이라며 "당시 오구라 유나에게 판매한 모자는 귀마개도 달려 더 비쌀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문시장 연합회도 해당 영상이 A씨가 가격을 과도하게 부른 것처럼 보이도록 편집했다며 반박했다. 서문시장 연합회 관계자는 "주변 상인들에게 확인해보니 해당 모자는 원래 고가 제품"이라며 "유튜브 특성상 모자 가격이 과도하게 측정된 것처럼 편집한 것 같다. 이 영상이 서문시장 전체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정확한 내용을 확인 후 관련 영상이나 기사에 정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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