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평화의 소녀상' 공공조형물 지정해 관리해야

  • 김태강
  • |
  • 입력 2024-02-29 18:37  |  수정 2024-02-29 18:40  |  발행일 2024-03-01 제2면
소녀상 건립 후 훼손·모욕 영상 등 수차례 수난 겪어
관리주체 명확하지 않아 공공조형물 지정 필요 지적
현재 민간 소유, 관리는 대구시설관리공단이 담당
추진위, "조만간 공공조형물 지정을 위해 다시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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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기념중앙공원 앞에 평화의 소녀상. 영남일보 DB.

올해로 7번째 생일을 맞은 대구 '평화의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민단체도 수년째 답보상태였던 공공지형물 지정을 재추진하고 있다.

29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중구 공평동 2·28기념중앙공원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은 민간 소유로 등록돼 있다. 2017년 3월 1일 '대구 평화의 소녀상 건립 범시민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설치했다. 현재 소녀상은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이 CCTV 2대를 설치하고 순찰을 돌며 임시로 관리하고 있다.

소녀상은 지금까지 몇 차례 수난을 겪었다. 지난 2017년 10월 20대 남성이 소녀상과 입을 맞추는 행위를 해 공분을 샀고, 2018년엔 10대 청소년이 소녀상 머리를 돌로 내려찍는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기도 했다. 또 50대 남성이 소녀상 이마에 유성 매직으로 낙서를 해 경찰에 붙잡혔고(2019년), 외국인 남성 2명이 소녀상을 조롱하는 영상을 게재해 경찰에 고발당하기도 했다.(2021년)


소녀상에 대한 모욕·훼손 사태가 잇따르자,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지정해 대구시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공공조형물로 지정되면 시비로 소녀상의 유지·보수가 가능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어서다. 부산과 속초 등 타 지자체는 소녀상을 공공조형물로 지정해 직접 관리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추진위에 공공조형물 신청을 독려했지만, 추진위가 신청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추진위 측은 "과거에도 소녀상의 공공조형물 지정을 위해 추진위 내 단체들의 의견을 모았지만, 단체 수가 워낙 많고 다들 각자 고유 업무가 있는 탓에 흐지부지됐다"며 "조만간 공공조형물 지정을 위해 다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소녀상이 공공조형물로 지정될 경우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이동 또는 철거될 우려가 있어 사회적 합의가 동반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혁수 정신대할머니와함께하는시민모임 대표는 "소녀상의 공공조형물 지정은 체계적 관리를 위해 필요하다. 다만, 공공조형물로 지정할 경우 지자체가 소녀상을 이전 혹은 철거하고자 할 때 막을 방법이 없다. 소녀상을 지키겠단 민관의 공통적인 동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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