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독립 만세" 꽃샘추위도 막지못한 대구 도심 태극기 물결

  • 김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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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01 15:02  |  수정 2024-03-01 15:04  |  발행일 2024-03-04 제8면
대구 중구 '3·1만세 운동 재현행사' 열어
청라언덕에서 이상화 고택까지 행진
독립선언문 낭독, 만세삼창 등
3·1운동 숭고한 뜻 되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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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대구 중구 청라언덕에서 열린 제105주년 3.1절 기념 만세운동 재현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3.1만세운동길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대한 독립 만세"

1일 10시 대구 중구 동산동 청라언덕 구름다리 밑 공터는 태극기를 든 시민들로 북적였다. 찬 바람이 불어오는 쌀쌀한 날씨지만 시민들은 장갑과 목도리로 추위를 이겨내며 하나둘 청라언덕으로 모였다. 바람이 불수록 펄럭이는 태극기와 팽글팽글 돌아가는 바람개비를 보며 시민들은 감탄을 내뱉었다. 3월의 꽃샘추위도 청라언덕의 태극기 물결을 막을 순 없었다. 마치 105년 전과 같았다.

제105주년 3·1절을 맞은 이날 대구 중구 청라언덕 일대에서 '3·1만세 운동 재현행사'가 열렸다. 청라언덕 일대는 105년 전 만세 운동 집결지로 향하던 대구 학생들이 일경의 감시를 피해 지나간 곳이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3·1만세운동의 숭고한 뜻을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행사는 '정길무용단'의 힘찬 북소리로 시작됐다. 행진을 앞두고 열린 3·1절 기념식에선 중구 주민대표 33인이 독립선언문 낭독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주민대표 33인에는 류규하 중구청장, 김오성 중구의회 의장을 비롯해 주민자치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이후 뮤지컬 '그날의 함성'과 중구 어린이 합창단의 합창이 이어졌다.

영상 2도의 쌀쌀한 날씨에도 이날 행사장엔 1천 명 가까운 시민들이 참석했다. 특히 부모의 손을 잡고 나온 어린아이들이 많이 보였다. 아이들은 행사장 한쪽에 마련된 체험 부스에서 바람개비 태극기 만들기, 태극문양 타투 스티커 붙이기 등을 체험하며 행사를 즐겼다.

두 아이와 함께 참석한 유재욱(42, 달성군)씨는 "아이들에게 3·1만세운동의 의미를 알려주기 위해 교육 목적으로 왔다"며 "아이들과 함께 바람개비 태극기도 만들고 공연도 보며 뜻깊은 추억을 쌓아 보람차다"고 말했다.

아들 이승찬(10)군과 함께 청라언덕을 찾은 김민주(여·42, 수성구)씨는 "역사를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참석했다. 얼마 전 서대문형무소도 다녀왔는데, 대구에선 역사 관련 행사가 없나 찾아보다가 오게 됐다"며 "날씨가 조금 춥지만 아들이 재미있어해서 다행이다. 여러 체험도 할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3·1만세운동 행진은 청라언덕 구름다리 밑 주차장에서 시작해 3·1만세 운동길을 지나 이상화 시인과 서상돈 선생의 고택까지 이어졌다. 대구 도심 한복판은 순식간에 태극기 물결로 가득했다. 행진 대열은 시작 전 그리고 중간마다 만세삼창을 이어가며 3·1운동의 숭고한 뜻을 되새겼다.

행진에 참여한 최미숙(여·47, 중구)씨는 "3·1절 행사에 7년 연속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올 때마다 태극기를 보면 뿌듯하고 울컥한다. 다만, 해마다 사람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중구 관계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행사에 많은 시민이 참석해 나라를 위해 희생한 독립운동가를 기리는 뜻깊은 시간이 된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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