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 '학교 내 대안교실'…소통·힐링·재능 발굴까지…학교 다니는 즐거움 되찾아요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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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04  |  수정 2024-03-04 09:13  |  발행일 2024-03-04 제11면
학업중단 위기 학생 지원…올해 94곳 확대

남도초 '마음튼튼 교실' 스포츠·상담 활동

성광중 '소행성' 프로그램 통해 재능 발굴

홈베이킹 자격증반·힐링밴드 등 인기 끌어

동문고 'GO! 인사이드' 힐링 클래스 운영

비슷한 상황의 학생들 대화하며 서로 공감

대구시교육청은 학업중단 위기 학생들이 학업에 흥미를 갖고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학교 내 대안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2013년 11개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된 이래, 지난해 90개에 이어 올해는 94개(초 33개, 중 50개, 고 11개)로 확대 운영될 계획이다.

소통과 힐링의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대구의 학교 3곳을 들여다봤다.

대구시교육청 학교 내 대안교실…소통·힐링·재능 발굴까지…학교 다니는 즐거움 되찾아요
친구들과 함께 배드민턴 연습을 하고 있는 대구 남도초등 학생들. <남도초 제공>

◆남도초, '마음튼튼 교실'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대구 남도초등은 학생들이 학업의 흥미를 회복하고, 건강하고 즐겁게 교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학교 내 대안교실인 '마음튼튼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에는 3~4학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스포츠 활동을 실시하고, 월요일과 목요일은 1~4학년을 대상으로 집단 상담 놀이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마음튼튼 스포츠 활동'은 미니 농구 게임, 배드민턴 연습, 축구 드리블 연습, 꼬마 선생님 되기 등 학생들이 흥미있어 하는 활동을 통해 스포츠의 즐거움을 느끼며 스트레스를 해소함으로써 교실에서의 적응을 돕는다.

또 '마음튼튼 집단 상담 프로그램'은 공룡 발자국 찾기, 욕구 거울 만들기, 희망 퍼즐 만들기, 친구 얼굴 과자로 그리기, 스트레스 가면 만들기 등 다양한 협동 놀이를 함께 하면서 사회성을 발달시키고 학교생활 적응력 및 긍정적 자아감을 형성하고 성취감을 길러주고 있다.

마음튼튼 교실에 참가하는 4학년 A학생은 "주말이 끝나고 월요일은 학교에 오기 싫어서 지각할 때도 많았는데, 마음튼튼 공부가 있다고 생각하니 빨리 학교에 오고 싶고 학교 오는 것이 즐거워졌다"며 "친구들과 함께 스포츠와 놀이 활동을 하니 몸도 튼튼해지고 자신감도 생기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남도초등 관계자는 "마음 튼튼 교실 운영 등 한 아이도 놓치지 않는 '다품교육'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학교 내 대안교실…소통·힐링·재능 발굴까지…학교 다니는 즐거움 되찾아요
'소행성 교실' 캘리그래피 수업에 참여한 대구 성광중 학생들. <성광중 제공>

◆성광중, 새로운 나를 알고 행복해지는 '소행성 교실'

대구 성광중은 '소행성'(소통이 있어 행복한 성광중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숨은 재능을 찾고 성장하도록 돕고 있다.

프로그램으로는 홈베이킹 자격증반, 힐링밴드, 캘리그래피 교실, 식물테라피반이 있다. 모든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지만, 특히 홈베이킹 자격증반과 힐링밴드반이 학생들에게 인기다.

홈베이킹 수업에서는 2인 1조로 한 팀이 돼 마들렌이나 쿠키 등을 만들어 본다. 베이킹의 시작은 정확한 계량이라서 0.1g까지 신경 쓰며 계량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레시피와 강사 선생님의 설명에 따라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베이킹을 한다. 그렇게 1년 동안 연습하며 실력을 쌓은 아이들은 수업 마지막 날 자격시험을 치르게 된다. 2학년 B학생은 "홈베이킹 수업에서 만든 간식을 친구들과 선생님들께 선물하며 뿌듯함을 느꼈다. 너무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힐링밴드 수업에서는 드럼과 베이스, 보컬 등을 배운다. 특히 3학년은 그동안 쌓은 실력을 바탕으로 학교 축제 동아리 부스 시간에 버스킹 공연을 해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3학년 C학생은 "소행성 밴드부에서 함께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과정에서 친구들과의 유대감이 깊어졌고, 앞으로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아침 독서 시간에 운영이 되는 캘리그래피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꾸준히 연습한 캘리그래피를 학교 내 다양한 행사와 연계해 실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식물테라피반은 학교 내 작은 텃밭에 국화, 남천나무, 딸기, 루꼴라 등 다양한 식물을 재배하며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게 하고 있다.

◆동문고, 'GO! 인사이드' 동문 힐링클래스

대구 동문고등은 치유중점모형 학교 내 대안교실인 'GO! 인사이드' 동문 힐링클래스 운영을 통해 학생들이 치유와 즐거움이 공존하는 학교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지난 3년간의 펜데믹 시기를 지나오면서 대인관계 등 복합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는 추세였고, 학교는 이에 대한 조력 방안을 모색했다.

그 첫걸음으로 동문고는 지난해 6월 학교 내 대안교실 'GO! 인사이드' 동문 힐링클래스를 개설했다. 치유중점모형으로 운영한 힐링클래스는 학업중단 위험군 학생들의 정서 안정화와 스트레스 대처, 대인관계 증진, 학업중단 예방을 위한 상설 치유교실로 운영됐다. 제1차 힐링클래스 운영 소식이 알려지자 참여를 희망한 학생 7~8명으로 운영을 시작했고, 참여 학생들의 호평 속에 점점 참가자들이 늘어나 1학기에 26명, 2학기에 25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대표 프로그램은 △대인관계 증진 집단상담 △감정코칭 정서치료 △진로체험형 놀이치료 △스트레스 힐링 예술체험이 있다. 학교 관계자는 "힐링클래스를 통해 비슷한 어려움을 가진 학생들이 자신과 같은 아픔을 지닌 또래들과 대화하며 자연스레 위로와 지지, 공감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조금씩 치유가 돼 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2학년 D학생은 "낯가림이 심해 늘 대인관계가 어려워 학교를 그만둘까 고민한 적도 많았는데, 힐링클래스에 참여하면서 다른 친구들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전경희 교장은 "우리 학교의 이야기가 다른 학교에도 선한 영향력으로 작용해 많은 위기학생들이 학교를 떠나지 않고 그들의 '힐링클래스'에서 마음껏 웃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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