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문화센터 'THE 광덕' 출발부터 삐걱…현장 조사 부실탓?

  •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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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2 07:28  |  수정 2024-03-12 07:58  |  발행일 2024-03-12 제9면
시장 내 주민 소음 민원 제기
영업시간 정오~오후6시 단축
현장조사 않아 주민거주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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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남구 대명동 전통시장인 광덕시장에는 청년복합문화센터인 'THE 광덕'이 지난달 23일 문을 열고 영업에 들어갔다. 침체한 시장에 젊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990원짜리 어묵과 전통주를 판매하는 '감성 포차', 일회용 카메라 판매·교육 등을 제공하는 '광덕 사진관', 각종 기념품을 만드는 '원데이클래스' 등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원래는 금·토·일요일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운영될 예정이었으나,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로 단축됐다.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젊은 층 유입을 목적으로 운영을 시작했는데, 정작 젊은 층의 발길이 뜸한 주말과 휴일 낮 시간대에 문을 열고 있는 것이다.

이는 운영 주체인 대구시와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이 제대로 된 현장 조사를 하지 않은 탓이다.

지난 1월 시범 운영 도중 시장 내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이 '소음 민원'을 수차례 제기했다. 시장 안에 5명의 주민이 살고 있었는데, 시와 재단은 이를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이로 인해 정식 개장 땐 운영 시간을 줄여야만 했다.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관계자는 "상가로 보여 사람이 살 것이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THE 광덕의 문을 열기 직전 시장 내에 주민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며 "이들 주민이 주로 새벽에 일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했다.

짧은 운영 시간에 시장 상인들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상인 이정숙(76)씨는 "상인들도 가끔 저녁 7~8시까지 장사를 하는데, THE 광덕이 오후 5시30분부터 마감할 준비를 하니 너무 일찍 끝나는 것 같다"며 "저녁 시간까지 운영하면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찾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더 다양한 세대를 공략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원식 광덕시장 상인회장은 "일주일 겨우 3차례 오후에만 운영하고, 기념품을 만드는 강좌인 원데이클래스의 경우 예약제로 운영하다 보니 시장과의 연계성이 부족하다. 사람들이 수업만 듣고 바로 귀가한다. 어르신들을 위한 메뉴도 개발한다면 더 많은 사람이 찾고, 시장과도 연계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 관계자는 "아직 운영 초기라 시민들의 반응을 살피고 있다. 앞으로 운영 시간과 주요 고객층을 더 확대 운영할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THE 광덕 사업은 대구시·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이 운영하다 올 하반기에 남구청 소관으로 인계될 예정이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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