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국민의힘, 싸늘한 공천 민심에도 TK '변방' 취급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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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0 19:15  |  수정 2024-03-21 07:55  |  발행일 2024-03-21
국민 추천, 전략 공천에 대한 불만에 해명도 없어
'이종섭 귀국, 황상무 사퇴 수도권 민심엔 화들짝
한동훈 위원장 21일 TK 방문, '민심 달래기'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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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발대식 및 공천자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수도권 민심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권의 행보가 그렇다.

122석이 걸린 수도권 승부에 사실상 '올인'하면서 텃밭인 TK(대구경북)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정치적 메시지는 물론 제대로 된 공약조차 찾아보기 힘들다.

국민 추천제와 전략 공천에 대한 대구의 싸늘한 민심에 아직 아무런 반응이 없다. 이종섭 주 호주대사의 귀국, 황상무 대통령실 수석비서관의 사퇴 문제와 비교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수도권 후보들의 요구에 대통령실이 백기를 들었다. 이 대사는 조만간 귀국하기로 했고, 황 수석은 자진 사퇴했다. 수도권 민심에 화들짝 놀란 모양새다.

대구의 공천 문제에는 일언반구도 없다. 수도권에 밀려 변방으로 전락한 TK 정치권의 현주소다. '막대기를 꽂아도 찍어주겠지'라는 인식이 깔려 있다. 현실적으로 그렇게 될 가능성도 높다. 역대 선거를 볼 때 TK 유권자들의 선택지는 그리 넓지 않다. 여권 지도부의 안일한 인식과 갈수록 쪼그라드는 TK 정치 지형이 맞물리면서 유권자들은 '묻지마 투표'를 강요받고 있는 셈이다.

여권 지도부의 유세도 TK를 외면했다. 한 위원장은 이달 들어 수도권을 8차례나 찾아 집중 유세에 나섰다. 낙동강 벨트인 부산·경남과 중원인 충청권도 다녀갔다. TK만 빠졌다. 가두리 양식장의 물고기나 집토끼로 여기는 TK를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대했다.

국민의힘 공천에 대한 불만이 들끓어도 공천 배경 등에 대한 설명조차 없었다. 일단 후보로 뽑았으니 무조건 찍으라는 식이다. 대구 중-남구의 공천 취소 사태와 동-군위갑, 북갑의 국민 추천도 수도권 민심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수도권에 개혁 공천의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TK를 희생양으로 삼은 게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TK의 반발이 예상보다 높자, 국민의힘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한 위원장이 당초 없던 TK 방문 일정을 잡았다.

한 위원장은 21일 윤재옥 원내대표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한 뒤 서문시장과 동성로 젊음의 거리를 찾는다. 서문시장에는 전략 공천한 김기웅 전 통일부 차관이 동행한다. 또 경산 공설시장으로 이동해 조지연 예비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다. 한 위원장의 TK 방문은 지난 1월 2일 이후 79일 만이다. 한 위원장이 어떤 메시지를 낼 지 관심이다.

TK 정치권의 한 인사는 "한 위원장이 그동안 수도권에 현금을 던지고, TK에는 립서비스만 한 측면이 강하다"며 "수도권 승부가 급한 것은 이해하지만, 텃밭인 TK를 외면해선 곤란하다"고 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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