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의회 악취특위 주민 간담회, 공지 없이 열러...'요식행위' 지적

  • 김태강
  • |
  • 입력 2024-04-04 17:32  |  수정 2024-04-04 21:42  |  발행일 2024-04-05 제7면
5일 오후 7시 서구의회서 악취관련 주민 간담회 개최
간담회 일정 악취 피해 주민들에게 공지 없어
주민들 "선거 앞두고 구성된 악취특위, 진정성 의문"
악취특위 "주민들이 요구해 개최한 것...선거와 관련 없어"
염색산단
대구 서구 염색산단 전경. 영남일보 DB.

대구 서구지역의 심각한 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구의회가 개최한 '주민 간담회'를 두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간담회 개최 일정을 일부 주민 대표에게만 전달한 데 이어 총선을 앞두고 집중적으로 열어 요식행위에 그친단 지적이 나온다.

서구의회 '악취 저감 대책특별위원회(이하 악취특위)'는 5일 오후 7시 서구의회에서 염색 산단 악취 저감을 위한 주민 간담회를 개최한다.

서구의회는 지난해부터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가 이뤄지면서 악취 관련 민원이 급증하자 지난해 12월 악취특위를 구성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 지난 2월 29일에 첫 주민 간담회를 개최한 후 이번이 두 번째다.

문제는 서구의회에서 주민 간담회 개최 사실을 홈페이지에 게시하지 않고, 일부 입주민 대표에게만 공지했다는 점이다. 일부 의원들이 주민 간담회 개최 소식을 입주민 단체 채팅방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안내가 이뤄졌다.

악취 피해를 호소하는 평리동 서대구KTX영무예다음 아파트 입주민 대표 A씨는 "간담회 개최 사실에 대해 전해 듣긴 했지만 직접 연락을 받거나 공지를 본 적이 없어 정확한 시간과 장소는 모른다"며 "미리 사전 공지 등이 있었으면 했는데, 없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간담회 시기도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2월에 열린 간담회는 서구의원 의정 활동비 인상 관련 주민 공청회와 일시가 모두 겹쳤다. 이번 간담회는 이번 4·10 총선 사전투표 기간에 열려 정치적인 해석을 낳을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은재식 우리복지연합 사무처장은 "의회 차원에서 공개적인 홍보를 통해 다양한 주민들의 의견 수렴을 할 필요가 있는데 지금처럼 은밀하게 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며 "선거법상 문제가 없어도 시기적으로도 민감할 수 있는 사전투표 당일 열리는 것은 구의원들의 '생색내기'로 비춰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간담회의 진정성과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한 입주민 대표는 "주민들이 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 단체 활동에 나서자, 그제서야 구의원들이 뒤늦게 특위를 구성했다. 올해 총선을 염두에 두고 구성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지난번 간담회 때도 주민들이 전달한 내용을 악취특위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동운 서구의회 악취특위 위원장은 "악취 문제에 대해 일부 주민들이 간담회를 요청해 악취특위 위원들과 상의 후 요구대로 간담회 개최를 결정했다. 개최 날짜도 주민들이 정한 것"이라며 "지난번 간담회 이후 지속해서 대구시에 악취 관련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한두 번의 간담회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 만큼, 지속적으로 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악취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기자 이미지

김태강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