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박정희 기념사업 조례 부결하라" vs 洪시장 "5천년 가난 털어낸 인물…당당하게 추진해야"

  • 김태강,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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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2 16:06  |  수정 2024-04-22 16:12  |  발행일 2024-04-23 제8면
시민단체, 대구시의회 앞 기자회견 "내용과 절차 잘못됐다"
홍 시장, "국회도 매년 예산 부수 법안·예산안 동시 제출"
市의회, 임시회서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 조례안' 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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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우상화반대 범시민운동본부가 22일 오전 대구 중구 대구시의회 앞에서 발대식 및 기자회견을 열고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관련 조례 부결을 촉구하고 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대구지역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박정희 우상화 반대 범시민운동본부'는 22일 대구시의회 앞에서 출범식 및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회는 박정희 기념사업 조례를 부결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홍준표 대구시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5천 년 가난을 털어낸 인물이라며 당당하게 추진할 뜻을 밝혔다.

시의회는 이날부터 열리는 임시회에서 대구시가 제출한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안'과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 예산(14억5천만 원)을 포함한 추경안 등을 심의할 예정이다.

단체는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 조례의 내용과 절차가 잘못됐다며 부결을 요구했다. 단체는 "해당 조례는 3개 조항에 불과해 조악하고, 법의 기본요건도 갖추지 못했다. 조례가 의결되지도 않았는데 예산부터 편성한 것도 전례 없는 의회 무시"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시민 혈세가 이런 퇴행적 일에 쓰여서는 안 된다"며 "대구시가 세워야 할 것은 박정희 동상이 아니라 미래를 향한 다양성과 혁신의 깃발"이라고 했다.

단체는 이날부터 시의회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와 천막농성 등을 이어갈 예정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구지역본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개인을 우상화하고 숭배를 강요하는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에 반대했다.

그러나 홍 시장은 이날 열린 시의회 임시회 개회식에 참석해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 관련 제안설명을 통해 "산업화의 상징 도시인 대구는 박 전 대통령의 산업화 정신을 기리는 기념사업을 당당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박 전 대통령은 5천 년의 가난을 털어내고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을 마련했다. 그 정신만은 존경한다. 광주에 가보면 저항정신의 상징인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기념사업이 참으로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또 "'조례도 제정하지 않고 예산을 짰느냐'고 지적하는 것은 무식한 것"이라며 "국회도 매년 예산 부수 법안과 예산안을 동시에 제출한다"고 반박했다.

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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