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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훈 대구한의대 총장이 최근 진행된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글로컬대학이 대구한의대에 가지는 의미'에 대해 말하며 미소짓고 있다. <대구한의대 제공> |
"대구한의대에 있어 글로컬대학은 '돛'입니다." 변창훈 대구한의대 총장이 최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글로컬대학의 의미'를 묻는 취재진의 즉흥 질문에 '돛'이라는 즉답이 나온 이유는 뭘까. "그동안 우리 대학은 지역과 함께 정말 많은 도전과 준비를 해왔고, 그렇게 멋진 '배'를 만들어 띄웠습니다. 글로컬대학은 그 배가 더 힘차게 나아갈 수 있게 추진력을 주는 '돛'이라 할 수 있지요." 변 총장이 이유를 설명했다.
▶대구한의대가 글로컬대학 예비지정 관문을 넘었다. 예비지정 경쟁률이 매우 높았는데, 대구한의대의 어떤 점들이 평가에서 강점으로 작용했을 것 같나.
"글로컬대학 사업의 취지가 '대학의 혁신을 통한 지역문제 해결'이라는 점에 집중했다. 또한 지역사회 및 산업과의 상생 구조를 제시하는 데 초점을 뒀다. 특히, 경북 지역의 현안이자 과제인 인구소멸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주목했다. 대학과 지역이 함께, 때로는 대학이 지역을 견인해 글로벌을 지향하는 모델을 제시한 것이 좋게 평가를 받지 않았나 생각한다."
▶예비지정을 앞두고 제출한 혁신기획서에서 대구한의대가 특별히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사실 그동안 우리 대학이 꾸준히 추진해온 것들이 글로컬대학 추진 이유, 그리고 혁신 방향과 맞닿아 있었다. 그렇게 보면 대구한의대는 정말 오랫동안 글로컬대학 도전과 혁신기획서 준비를 해온 셈이 된다. 혁신기획서에서는 기존 한의학과 한방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학 내부의 벽허물기는 물론 '대학-연구기관-지역-산업' 간 벽을 허무는 것을 대학의 역할로 제시했다. 글로컬대학 사업을 통해 한의학을 기반으로 하는 'K-MEDI'로 신산업을 창출하고, 기능성 소재, 화장품, 식품, 재활치료 분야를 지역의 8대 메가테크와 융합해 대학의 혁신이 지역의 발전으로 이어지게 되는 데에 중점을 뒀다."
1970년 세계 최초 한방병원 설립 비롯
건학이념 '한의학 과학·산업·세계화'
2004년 전국 첫 학교기업 화장품공장
蒙·우즈벡 등 한의학 교육과정 전파
'K-MEDI' 글로컬大 혁신모델의 뿌리
특화된 강소대학의 경계없는 교육체계
전통의학 기반 'K-MEDI' 신산업 창출
대학·지역 함께, 때론 대학이 지역 견인
'준비된 글로컬大'로 본지정까지 되면
'K-MEDI' 교육·산업·문화 전파 가속
▶글로컬대학 준비를 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지난해 3월 발표된 '글로컬대학30 추진방안'에도 나와 있듯이 수도권-비수도권의 격차가 점점 심화하고 있으며, 이는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 지방의 인구 소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구한의대는 지난 10여 년간 정부재정지원사업 유치 과정 등을 통해 우수한 평가를 받고 특화된 강소대학으로 인정받아 왔지만, 쉽지 않은 점도 있었다. 대학의 서열주의와 수도권 집중 현상을 개별 지역 사립대학이 혼자만의 힘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었다. 글로컬대학 지정을 위해 준비하며 '지역대학의 경쟁력을 스스로 증명하려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과 함께 상생하는 대학발전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이는 나아가 국가의 균형발전을 위해 지역대학의 자율적 혁신을 국가가 지원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대구한의대가 글로컬대학 혁신 모델로 제안한 'K-MEDI 산업 실크로드'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대구한의대의 'K-MEDI 산업 실크로드'는 한의학의 과학화·산업화·세계화를 토대로 지역의 신성장동력 산업을 만드는 것을 일컫는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함께 해외 거점을 조성해 교육과정의 수출과 우수 유학생 유치 및 정주 지원, 해외 네트워크 강화 및 해외 진출 기업을 지원하고, 그 성과로 글로컬 기금을 조성해 이를 다시 투자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이다. 이 혁신 모델을 위해서 지역과 세계 '노마드 캠퍼스'를 구축하고 지역-글로벌 간 경계 없는 교육체계를 구축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대구한의대가 추진하는 '노마드 캠퍼스'는 어떤 전략인가.
"캠퍼스 앞에 '노마드'라는 표현이 붙은 것은 예전 중앙아시아의 유목민들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실크로드를 누비며 세계의 경제와 문화를 전파했듯이, 우리 대학도 국가와 지역의 제약을 넘어서 'K-MEDI'라는 교육과 산업, 그리고 문화를 전파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노마드 캠퍼스'는 'K-MEDI G(경북)벨트'의 산업화와 'K-MEDI 실크로드'의 세계화가 양대 축을 이루게 된다. G벨트는 대학 연계 협력 거점 캠퍼스로 해양웰니스 산업을 위한 '영덕캠퍼스', 라이프케어 분야의 '청도캠퍼스', 그리고 통합 허브 역할을 하는 '경산캠퍼스'로 이뤄지며, 영주와 안동, 울진, 영천의 연구소 및 산업단지와 협력하는 구조다. 해외 거점으로는 대표적으로 몽골과 우즈베키스탄이 있다. 우리 대학은 양 국가의 기관들과 10여 년 전부터 한의학 교육과정 수출을 위해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었다. 그 결실로 2023년에는 우즈베키스탄 국립의과대학 10개교와 전통의학의 발전과 협력을 위한 협약을 마쳤고, 올해 1월에는 우즈베키스탄 보건부로부터 전통의사 인증 권한을 부여받기도 했다. 한의학 교육 외에도 우리 대학의 기술지주회사인 <주>DHU 메디코스는 우즈베키스탄 제약회사 AZIYA와 500만달러 규모의 공동연구·생산 협약을 체결했으며, 몽골 모노스 그룹과는 200만달러의 해외 투자 유치를 확정했다. 이외에도 프랑스 제약회사 에르바에틱사와 '홍삼경옥골드' 수출을 위해 우선 4천세트를 수출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이다."
▶글로컬대학은 대구한의대에 어떤 의미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대구한의대가 추구하는 글로컬대학 혁신 모델의 뿌리는 바로 대학의 건학이념인 '한의학의 과학화, 산업화, 세계화'이다. 설립자께서 1970년 세계 최초의 한방병원을 세울 때부터 '개별 한의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 의료와 국가 발전에 공헌하는 길은 한의학을 과학화하고 체계화해야 하는 것이다. 그 결과를 산업화하면 세계에서 인정받는 한의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라고 설파했다. 우리 대학은 지금까지 그 취지에 따라 많은 연구와 노력을 해왔다. 2004년 전국 최초 학교기업으로 화장품공장을 설치하고, 해외에 한의학 교육과정을 전파하고 있다. 그런 맥락에서 대구한의대의 글로컬대학 도전은 그동안 대학이 걸어온 길의 연장이라 생각한다. 글로컬 대학 선정은 향후 우리 대학뿐만 아니라 지자체와 함께 출발한 'K-MEDI'라는 배가 세계를 향해 나갈 수 있게 해주는 돛을 달아주는 일이라 생각한다."
▶글로컬대학 최종 관문 통과를 위해서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예비계획서에서 제시하고 있는 K-MEDI 실크로드 중심대학이 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구성하고 있으며, 그에 대한 학생, 교원, 직원 등 교내 구성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아울러 학생, 교직원, 기업, 지역사회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또한 본지정 시 글로컬대학 사업수행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역의 중규모 사립대학인 우리 대학이 이번 글로컬대학 사업에 단독으로 신청한 이유는 건학이념을 더 확실히 구현하기 위해서였다. 전통의학을 요즘 새로운 트렌드인 K-MEDI로 승화시켜 지역과 함께 세계로 진출하기 위한 담대한 비전을 펼치는 것은 단지 한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우리 지역은 물론 국가 경쟁력의 차원에서 놓칠 수 없는 중요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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