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가운데 과거 미국에서 들여온 '붉은귀거북'이라는 게 있다. 주인이 처음엔 가족이라며 애지중지 키우다 싫증이 나거나 방생을 이유로 하천에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 붉은귀거북은 생태계의 무법자가 돼 있다. 천적이 없어 붕어 등 토종 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운다. 2001년 '생태교란종' 지정에 따라 수입이 금지됐지만 이미 확산된 개체를 퇴치하기란 쉽지 않다. 국립생태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지역 하천·호수에서 발견된 붉은귀거북은 모두 342마리로 2020년 대비 5배 이상 늘어났다.
환경부 지정 생태교란 거북은 붉은귀거북 말고도 리버쿠터·노랑배거북·중국줄무늬목거북·플로리다 붉은배거북·늑대거북 등 5종이 더 있다. 이런 외래생물이 우리 하천에 퍼져 토종 씨를 말리고 있다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붉은귀거북은 토종 민물거북인 '남생이'의 자리마저 위협하고 있다. 오죽하면 생태 경쟁에서 밀린 남생이가 2005년 '천연기념물'로까지 지정됐을까. 급기야 2012년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를 받는 처지가 됐다. 가장 늦게 교란종으로 지정된 늑대거북은 사나운 성격으로 사람에게도 해를 끼친다.
자칫 손 놓고 있다간 하천 생태계가 외래생물에 점령돼 초토화될 수도 있다. 산란기를 기점으로 범국민적 퇴치 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외래생물은 한번 정착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지자체에만 맡겨서 될 일이 아니다. 더 확산하기 전에 정부가 나서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국민도 외래생물에 대한 경계심을 새롭게 다져야 할 것이다.
환경부 지정 생태교란 거북은 붉은귀거북 말고도 리버쿠터·노랑배거북·중국줄무늬목거북·플로리다 붉은배거북·늑대거북 등 5종이 더 있다. 이런 외래생물이 우리 하천에 퍼져 토종 씨를 말리고 있다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붉은귀거북은 토종 민물거북인 '남생이'의 자리마저 위협하고 있다. 오죽하면 생태 경쟁에서 밀린 남생이가 2005년 '천연기념물'로까지 지정됐을까. 급기야 2012년엔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를 받는 처지가 됐다. 가장 늦게 교란종으로 지정된 늑대거북은 사나운 성격으로 사람에게도 해를 끼친다.
자칫 손 놓고 있다간 하천 생태계가 외래생물에 점령돼 초토화될 수도 있다. 산란기를 기점으로 범국민적 퇴치 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외래생물은 한번 정착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지자체에만 맡겨서 될 일이 아니다. 더 확산하기 전에 정부가 나서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아울러 국민도 외래생물에 대한 경계심을 새롭게 다져야 할 것이다.
논설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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