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2대 국회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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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31  |  수정 2024-05-31 07:00  |  발행일 2024-05-31 제27면

22대 국회가 어제 문을 열었다. 벌써 '무한 정쟁(政爭)'의 우려가 크다. 시작부터 '특검 전쟁'이니 '강 대 강' 대치가 불 보듯 뻔하다. 거대 야당의 입법 폭주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반복하는 악순환도 되풀이될 것이다. 지나치게 정쟁에 몰입하면 민생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총체적 난국을 벗어날 전환의 계기와 주체를 찾아야 한다. 실종된 대화와 타협의 복원을 위한 '정치 지도자의 대결단'부터 시작하는 게 순서다.

대화와 타협은 진영과 팬덤 정치를 벗어나는 것을 전제한다. 진영과 팬덤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우리 정치의 폐해다. 이것이 적대적 대결을 낳고 정치 양극화를 초래하며 대의민주주의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 적폐를 푸는 건 팬덤을 거느린 진영 수장들의 몫이다. 정치 지도자들이 '팬덤 정치'부터 'NO'해야 한다. 눈앞의 사리사욕에 빠져 국가와 국민을 위한 대의를 잊어선 참된 지도자라 할 수 없다. 정치를 사라지게 하는 건 국회 스스로 자신의 존립 기반을 없애는 것과 같다.

새 국회의 핵심 어젠다는 분명하다. △저출산·고령화·지역소멸 극복 △균형 발전 △산업 경쟁력 강화 △정치 개혁 △기후 위기 대응 △외교·안보 능력 강화 등과 같은 국가 과제다. △고준위 방폐장법 △위성정당 방지법 △승자 독식의 선거제 개선 △통치 구조 변화를 위한 헌법 개정 △국회 특권 내려놓기 △연금·의료 개혁도 빠뜨릴 수 없다. 만만한 게 하나도 없다. 이견이 큰 이슈부터 드라이브를 걸면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다. 합의가 쉬운 공통 공약부터 논의를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채상병 특검법'을 21대의 에필로그이자 22대의 프롤로그로 규정하면 최악의 21대 국회와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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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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