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만 믿고 몽땅 투자했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대구 반월당 지하상가 상인들 내년이면 쫓겨날 판

  • 김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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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6-06  |  수정 2024-06-05 19:05  |  발행일 2024-06-06 제6면
2025년 2월 삼성물산-대구시 무상사용계약 만료…상가 사용수익권 소멸
"불과 3년 앞두고 사용수익권 구매할 때도 삼성 측 제대로 알리지 않아"
공인중개사도 "삼성은 사용 수익권 거래 중개 금지 공문 올 3월 보내"
삼성 측 "구두로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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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지하철 반월당역 지하도상가가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영남일보 DB.

삼성물산과 대구시 간 중구 반월당 지하상가 무상사용 계약 기간 종료 시점이 내년 2월로 다가왔다. 계약이 종료되면 삼성물산이 일반인에게 분양한 상가 사용 수익권도 소멸된다. 하지만, 사용 수익권을 매입한 수분양자들이 거래 과정에서 삼성 측이 이런 사정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아 수억 원대 손해를 입었다며 억울함을 주장해 논란이다. 이들 수분양자 중엔 평생 모은 돈을 노후 자금을 벌 목적으로 상가 사용 수익권에 투자한 고령층이 많은 데다, 대부분 지역 은행에서 대출을 통해 자금을 마련한 만큼, 피해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5일 반월당 지하상가인 메트로센터 분양자 협의회와 대구시 등에 따르면, 메트로센터는 지난 2005년 삼성물산 등 4개 사업시행사가 조성한 뒤 대구시에 기부 채납하는 조건으로 무상사용권을 부여받았다. 사용 기간은 허가일로부터 20년인 내년 2월 28일까지다. 시는 사용 기간 종료 이후 메트로센터 운영·관리를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에 위탁할 예정이다.

삼성물산 등 사업시행사는 메트로센터를 관리하는 사업단을 만들어 2003년 11월부터 지하상가의 사용 수익권을 일반인에게 분양했다. 또 사용 수익권을 일반인들이 서로 사고 팔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 과정에서 최근 10년 내 사용 수익권을 산 수분양자들을 중심으로 문제가 생겼다. 수억 원을 들여 매입한 사용 수익권인데, 내년 2월이면 휴지 조각이 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들은 사용 수익권 매매 계약 당시 삼성물산 측이 내년 2월이면 대구시와 계약이 종료돼 사용 수익권의 효력은 상실된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022년 3월 사용 수익권을 구매했다는 박모씨는 "계약 당시 삼성과 재계약연장이 당연히 될 줄 알았다. 삼성은 연장되지 않을 것이란 어떠한 안내도 없었다"며 "삼성만 믿고 40여 년 동안 직장 생활하면서 모은 돈을 노후 대책으로 지하상가에 몽땅 투자했는데,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하늘이 무너지는 심정"이라며 울분을 토했다.

반월당 메트로센터 입주 초기부터 공인중개업을 해 온 윤성원 공인중개사는 "삼성 측이 시와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을 예정이니 사용 수익권 거래 중개를 하지 말라는 공문을 올해 3월에야 보냈다"며 "무상사용 기간을 연장하지 않을 계획이었다면, 이전부터 사용 수익권 양수·양도 시 허가를 내주지 말았어야 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메트로센터 사업단 관계자는 "최초 분양 당시 '최초 계약 기간은 최대 20년을 초과할 수 없고, 재계약 여부가 결정되지 않을 경우에는 사용 수익권이 소멸한다'는 내용을 구두로 안내했다"며 "2019년부터는 대구시와 계약 기간 만료 이후 사업 수익권은 소멸된다는 내용에 대한 확인서를 받는 등 나름 조치를 취하려고 노력했다"고 반박했다.

수분양자들은 대구시에서 메트로센터 사용 수익권을 일정 기간 유예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대전과 인천 등 타 지자체에서도 이와 유사한 집단 민원이 발생해 계약 만료 이후에도 상인들이 정리하고 나갈 수 있도록 유예 기간을 준 사례가 있어서다.

이에 대해 허주영 대구시 도시주택국장은 "현재 영업하고 있는 소상공인의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방향으로 법과 타 지자체 사례 등을 참고해 입점자 선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사용 수익권 유예는 법으로 제한돼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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