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모기퇴치식물

이하수
|
입력 2024-06-18 | 수정 2024-06-18 07:11 | 발행일 2024-06-18 제23면

더위가 일찍 찾아왔기 때문인지 벌써부터 해충이 극성이다. 며칠 전 뒤뜰에 설치한 자외선 포충기에 깔따구·하루살이·모기 등 해충이 가득하다. 곤충을 짧은 파장의 빛으로 유인하여 강한 바람으로 달아나지 못하게 하는 무공해 포충기다. 더위를 피해 산이나 공원의 숲에 들어가면 날파리와 모기가 달려들어 성가시게 한다. 야산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산초나무나 초피나무는 날파리와 모기를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한다고 하여 그 잎을 따서 얼굴에 붙이고 다니는 이들도 있다. 운향과에 속하는 산초나무와 초피나무는 열매나 잎에서 강한 향을 발산하는데, 이것이 물것들의 접근을 막아 준다는 것.

실내에 둘 수 있는 모기퇴치 식물로는 구문초를 꼽을 수 있다. 이집트 원산으로 잎과 줄기에서 장미 향이 나서 '로즈제라늄(rose geranium)'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봄부터 초여름에 아름다운 분홍색 꽃이 피는데 꽃에서는 향기가 나지 않는다. 모기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해 동물이 발산하는 물질의 냄새를 맡고 접근한다. 구문초가 풍기는 향이 모기를 유인하는 냄새를 감지하기 어렵게 하여 모기가 달려드는 것을 막아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데다 향이 좋아 창문틀 등에 얹어 놓으면 모기 침입 방지·관상용 등 여러모로 유용하다.

구미시는 지난달 초 금오산 저수지 주위 산책로에 구문초를 심어 놓았다. 여름철에 많은 시민이 찾는 곳인 만큼 해충을 친환경적으로 방제하기 위해서다. 초피나무나 구문초 외에도 제충국·레몬그라스·어성초·달맞이꽃 등 모기가 기피하는 식물은 매우 다양하다. 인체에 유해한 연막소독이나 살충제를 대체할 수 있는 귀한 식물들이다. 이하수 중부지역본부 부장·나무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