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상한 논란'에 빠진 집권당 전당대회, 국민만 바라보고 가야

  • 논설실
  • |
  • 입력 2024-07-08  |  수정 2024-07-08 07:18  |  발행일 2024-07-08 제23면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가 이상한 길로 걸어가고 있다. 총선 대참패 이후 당을 재건해 집권여당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목표는 온데간데없고, 이른바 '배신자론'에다 '김건희 여사 문자 메시지 무시' 공방까지 불거지고 있다.

배신자론은 한동훈 후보가 윤석열 대통령과 절연하고 있다는 상대 후보들의 공격에서 불거졌다. 한 후보가 자신의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기는커녕 대통령과의 관계를 끊고 독자적인 세 구축에 나섰다는 비판이다. 이는 한 후보가 '채상병 특검법'을 수정해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불거졌다. 문자메시지 건은 김 여사가 '디올백 수수 영상'과 관련, 사과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지난 1월 당시 당 비상대책위원장이던 한 후보에게 보냈는데, 답장이 없었다는 논란이다. 여기다 당 일각에서는 한 후보 사퇴 연판장이 돌고 있다는 관측마저 나왔다.

이런 공방은 당권 쟁취를 향한 경쟁과정에서 나온 것이라 해도, 상식을 가진 국민이 보기에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장면들이다. 192석을 야당에 내준 집권당이 아직도 내부 반성과 전열 정비가 전혀 안돼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직전 전당대회가 '윤심(윤 대통령 마음) 논란'으로 하나 마나 한 당 대표선거였다는 지적을 자칫하면 이번에도 반복할지 모른다. '친윤·비윤'이란 용어에서 보듯 대통령과의 친소 여부가 당 대표 경선의 최대 이슈가 됐다는 점은 국민의힘 미래가 암울하다는 전조이다.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각 후보들이나 캠프 관계자들이 대통령실을 선거에 끌어들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힌 것은 당연한 조치다. 이번 집권여당 전당대회는 대통령을 바라보는 대회가 아니라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가는 장(場)이 돼야 한다.

기자 이미지

논설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