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2021년 6월 30일을 끝으로 잠정 휴업에 들어간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본점 전경. 영남일보 DB |
대구백화점이 23년 동안 보유해 온 현대홈쇼핑 지분 38만주 전량을 최근 매각했다. 현재 경영권 지분 매각을 진행중인 대백은 실적 악화로 인한 현금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17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내용을 보면, 대백은 지난 16일 시간외대량매매(Block Deal·블록딜)를 통해 현대홈쇼핑 지분 38만2천 600주(3.2%)를 전량 처분했다. 매각을 통해 확보한 금액은 178억3천여만원에 달한다.
대백은 2001년 현대홈쇼핑에 두차례에 걸쳐 총 18억원을 출자했다. 홈쇼핑 사업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이후 현대홈쇼핑이 몇차례 유상증자를 하면서 대백의 지분율은 4.3%에서 3.2%로 낮아졌다. 이후에는 이 지분비중을 계속 유지해왔다.
현대홈쇼핑이 2010년 9월 코스피에 상장되자, 대백이 보유한 지분의 가치는 급상승했다. 상장 당시 공모가는 9만원으로, 대백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344억원까지 치솟았다. 상장 후 현대홈쇼핑의 배당을 통해 대백은 지난 14년간 총 93억원을 손에 받아들었다.
그간 대백은 현대홈쇼핑 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하며 여러 위기를 넘겨왔다.
2014년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을 때는 대백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사주(293억원)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현대홈쇼핑 주식을 담보로 적극 활용했다. 2017년에도 한국증권금융에서 차입을 하며 현대홈쇼핑 주식을 담보로 맡긴 바 있다. 이 차입이 연장되면서 현대홈쇼핑 주식은 현재까지도 한국증권금융에 담보로 묶여 있다.
이번 지분매각과 관련해 대백 관계자는 "백화점 운영 부진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 주식 처분을 통한 수익 실현 및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매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