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통계청 |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김민수 씨(29)는 3년 전 대구의 한 중견기업에 입사했다. 하지만 평소 생각했던 업무가 아니라고 판단해 1년 만에 퇴사했다. 현재 재취업을 준비 중이지만 사실상 구직은 포기한 상태다. 김씨는 "이전 직장에서의 아픈 기억때문에 아무 곳이나 들어가면 또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취업을) 많이 주저하고 있다"고 했다.
대구에서 김씨처럼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대학 졸업자가 22만명을 넘어섰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 청년과 고학력자 중심의 비경제활동 인구를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구지역의 월평균 대졸 이상(전문대 포함) 비경제활동인구는 22만5천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7%(3만1천명) 늘었다. 200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상반기 기준 최고치다.
대구지역의 대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코로나 팬데믹 엄습했던 2020년 상반기(21만3천명)에 처음 20만명을 넘어섰다. 이후 2021년 20만6천명, 2022년 21만2천명, 2023년 19만4천명으로 오르내리다 올해는 최고치를 찍었다.
전체 비경제활동인구 중 대졸자 비중은 올해 상반기 27.3%로 역대 최대치에 달했다. 4명 중 1명 이상이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인 셈이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대졸자 비중은 2020년 24.3%, 2021년 25.5%, 2022년 25.3%, 2023년 25.2%로 꾸준히 증가했다.
같은 기간 경북지역의 대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 수는 14만1천명에서 15만2천명으로 7.8%(1만1천명) 증가했다. 경북은 코로나 팬데믹이 절정이던 2020년과 2021년 상반기엔 각각 15만6천명, 17만5천명을 기록했다. 그 시기를 제외하면 올 상반기가 가장 높은 수치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고학력자 중심의 비경제활동인구 증가세는 고학력자의 일자리 미스매치가 심하고,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 상반기 기준 전국 월평균 대졸 이상 비경제활동인구는 405만8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만2천명 늘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비경제활동인구= 만 15세 이상 중에 취직할 의사가 없고, 구직 활동을 하지도 않는 사람.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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