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판매대금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진 26일 피해자들이 서울 강남구 티몬 입주빌딩에서 환불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
# 1.대구 달서구에 거주하는 30대 주부 A씨는 이달 초 티몬에서 15만원 상당의 워터파크 입장권 4장을 구입했다. 여름방학을 맞은 초등생 자녀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돌연 티켓이 취소되면서 계획이 물거품됐다. A씨는 " '티켓이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고 너무 당황스러웠다"며 "환불 신청을 하려했지만 사이트 접속은 계속 불발됐고, 고객센터에 연락해도 먹통이었다. 어떻게 환불을 받을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2. 40대 직장인 B씨(대구 북구 거주)는 티몬으로 여행 상품을 구매했다가 낭패를 봤다. B씨는 지난 6월 티몬을 통해 4박 5일 일정의 괌여행 패키지를 400여만원을 주고 결제했다. 출발을 일주일 앞둔 지난 26일 여행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여행사는 "티몬에서 정산을 못 받았으니 결제한 금액을 여행사에 입금해달라"고 했다. B씨는 "여행에 차질이 빚어질 까 걱정이다. 여행사에 400여만원을 다시 입금해야 할지를 놓고 고민이 많다"고 했다.
최근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위메프'와 '티몬'의 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로 대구에서도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여행·숙박·항공권 관련 피해가 많다. 휴가가 자칫 '악몽'이 될 까 소비자들은 노심초사하고 있다.
2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위메프·티몬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지난 23일 250여건, 24일 1천800여건이 접수됐다. 25일과 26일엔 피해 접수건이 각각 2천건을 넘어섰다. 상담은 티몬이 80%, 위메프가 20%를 차지했다.
피해 상담 건수 중엔 여행 관련 상담이 대다수였다. 대구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에서도 위메프·티몬에서 여행 상품을 구입했다가 업체 측으로부터 취소 통보를 받았거나, 재결제 안내를 받았다는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대구의 피해 소비자들은 이동 거리 등 현실적인 문제로 서울 본사까지 찾아갈 여력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는 처지다. 답답한 마음에 서울 본사를 찾았지만, 허탕을 쳤다는 글도 눈에 띄었다. 지역 맘카페 '대구맘365'의 한 회원은 "8월에 베트남 가려고 250만원 결제했는데, 취소 통보에 화가 나 강남까지 갔다 왔다"며 "새벽 3시까지 본사 앞에서 대기했지만 환불도 못 받고 돌아왔다. 속에서 천불이 났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소비자들의 원성이 커지자 뒤늦게 일부 여행사들은 포인트 환급이나 정상 출발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교원그룹은 교원투어 상품을 구매한 고객이 취소 후 재결제하고 티몬·위메프에서 환불받지 못하면 포인트로 보상키로 했다. 야놀자 계열사인 인터파크트리플은 7∼8월 출발하는 인터파크 투어 패키지상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원래대로 출발을 보장할 방침이다. 인터파크 투어는 티몬·위메프에서 환불받지 못했고, 인터파크 투어에도 재결제를 하지 않은 고객들에게 별도 재결제 절차 없이 출발을 보장하기로 했다.
한편, 티몬은 28일 오전 현재 600건의 주문을 취소하고 환불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난 26일부터 이틀간 도서문화상품권 선주문 2만4천600건도 취소 처리했다. 위메프도 현장 및 온라인 접수를 통해 이날 오전까지 3천500건의 환불 절차를 완료했다고 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기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