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으로 성장한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지난해 OECD가 공개한 '한눈에 보는 연금 2023 보고서'의 대한민국 노인 소득 빈곤율은 40.4%로 1위였다. 2위는 에스토니아(34.6%), 라트비아(32.2%) 순이고 일본(20.2%)과 미국(22.8%)은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다. 하루에 한 끼 식사를 제대로 챙기지 못해 무료 급식을 받는 결식 노인이 20만명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보건복지부가 9일 발표한 폐지수집 노인 지자체 전수조사 결과 전국에서 폐지를 줍는 노인은 1만5천 명에 이른다. 국내 노인 660명 중 1명은 폐지를 주워 생계를 잇거나 생활비 마련을 위해 쉬지 않고 일하는 셈이다. 어르신들이 지난해 기준 일주일에 6일간 하루 평균 5.4시간씩 노동으로 얻는 수입은 월 15만9천원에 불과했다. 시급으로 계산하면 1천226원으로 올해 노동법이 정한 최저 임금(9천860원)의 13% 수준이다. 일주일에 32.4시간 일하는 노인의 폐지수집 목적은 생계비 마련(54.8%), 용돈이 필요해서(29.3%), 건강 관리( 9.1%), 기타 순이다. 행정안전부의 인구통계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중심인 1959년생이 올해 노인 세대에 진입하면서 65세 이상 노인은 1천만명을 넘어섰다.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가 시작되는 것이다. 수명 100세 시대에 노인 반열에 오른 뒤에도 35년을 더 살아야 한다. 노인이 걱정 없이 살아가는 나라가 진정한 복지 국가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백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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