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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를 식혀줄 소나기가 내린 5일 오후 대구 달서구 월광수변공원에서 한 시민이 산책하고 있다. 대구지방기상청 관계자는 "6일 대구는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다 오후 3시쯤 소나기가 내릴 수 있겠다"고 말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
올여름 대구경북에 폭염과 물폭탄이 공존하는 예측 불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유래 없는 수증기가 대기를 뒤덮으면서 이 '도깨비' 같은 날씨는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6일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부터 9일까지 대구경북지역 내륙 곳곳에 예상 강수량 5~40㎜의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경북 영양과 봉화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봉화에는 이날만 30㎜ 이상의 비가 쏟아졌다.
지난 5일부터 대구경북에는 폭염 속 소나기가 쏟아졌다. 5일 경북 칠곡지역엔 1시간에 98㎜의 비가 쏟아져 '극한 호우'로 기록됐다. 극한 호우는 1시간 누적 강수량이 50㎜ 이상일 때를 뜻한다. 대구 달성군 하빈면과 의성군에도 각각 77.5㎜, 56.1㎜의 극한 호우가 나타났다. 갑자기 쏟아진 물폭탄으로 대구 중구에선 가로수가 쓰러져 한동안 도로가 통제되기도 했다.
올여름 소나기는 정확한 장소와 시간을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특징이다. 넓은 땅이 오랜 시간 가열되면서 발생한 대기 불안정성이 일명 '도깨비 소나기'의 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현재 한반도에 유입된 수증기량이 예년보다 많아 짧은 시간 내 강한 호우가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남영 경북대 교수(지리학과)는 "육지 가열로 끓는 냄비에 기포가 생기듯 예측 불가한 지역에 소나기가 내리고 있다. 올여름 라니냐 현상과 지구온난화 현상이 겹치며 해수면 온도가 급격히 높아져 우리나라에 많은 수증기가 유입됐다. 많은 수증기로 인해 소나기가 강한 호우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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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4시 30분을 기해 대구(군위군 제외)와 경북 영주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이날 오후 1시부터 4시 30분까지 해당 지역에 내린 강수량은 5~20㎜인 것으로 관측됐다. 기상청은 당분간 대구와 경북 내륙 지역에 소나기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갑자기 내린 폭우에 시민들이 대구 중구 중앙파출소 삼거리 인근에서 가방으로 비를 가린 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윤호·박영민기자 |
우리나라에 퍼진 수증기가 기온과 체감온도를 높이면서 폭염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대구에는 지난달 22일 이후 폭염경보가 15일째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대구경북에 오는 16일까지 낮 최고기온 33~35℃에 달하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했다.
강 교수는 "올여름 무더위의 특징은 많은 수증기의 유입이다. 수증기의 특징은 사람이 피부로 열을 직접 느끼게 하고, 해가 져도 열기가 유지되는 것"이라며 "현재 이 수증기 상태는 별다른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오랜 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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