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도 대구경북 '찜통더위' 열대야 오히려 심해질듯

제9호 태풍 '종다리' 태풍 정보. <대구지방기상청 제공>

태풍 '종다리'의 북상으로 대구경북지역은 한낮 무더위가 심화하고 주춤했던 열대야도 다시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19일 오후 3시 기준 제9호 태풍 '종다리'(Jongdari)가 일본 오키나와 서쪽 약 200㎞ 부근 해상에서 우리나라를 향해 북상 중이다. 종다리는 20일 오후 3시쯤 제주 서귀포 남서쪽 120㎞ 부근 해상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종다리가 한반도에 도달할 시점 최대 풍속은 18㎧로, 태풍 기준을 겨우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열대저기압 중 중심 최대 풍속이 17㎧ 이상이면 '태풍', 그 미만이면 '열대저압부'로 분류된다. 기상청은 종다리는 21일 오전 3시쯤 최대 풍속이 15㎧로 약해져 열대저압부로 완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종다리의 영향으로 대구경북지역에는 22일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20~21일 대구경북지역 예상 강수량을 20~60㎜ 정도로 예보했다.

종다리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의 공기를 끌고 옴에 따라 대구경북엔 '찜통더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9일 오전 10시를 기해 경북 문경, 봉화, 영양, 청송, 포항, 경주, 청도의 폭염주의보를 폭염경보로 격상시켰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대구에선 최고 기온 34.8℃의 극심한 무더위가 나타났다. 경북에선 하양(경산)에서 37.3℃의 높은 수은주를 기록했고, 경주 36.2℃. 청송 36.1℃, 의성 36.1℃, 성주 36.0℃ 등 곳곳에서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종다리는 대구경북의 '밤 더위'도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이후 멈춘 열대야(밤 최저기온이 25℃ 이상)가 대구에서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20일 대구경북 아침 최저기온은 23~26℃, 낮 최고기온은 31~36℃로 예상된다. 21일에는 최저기온이 24~27℃, 최고기온이 29~34℃의 분포를 보이겠다.

처서가 되면 더위가 사라진다는 '처서의 마법'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처서(22일)를 앞두고 있지만, 한동안 30℃가 넘는 기온이 유지될 것으로 점쳐진다. 기상청은 중기예보를 통해 28일까지 울릉을 제외한 대구경북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0℃를 넘길 것으로 내다봤다.

김해동 계명대 교수(지구환경학과)는 "태풍 종다리가 태평양의 고온다습한 열기를 끌고 와 한동안 무더위가 강화될 것"이라며 "푹푹 찌는 날씨는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것이다. 9월에도 폭염 특보 수준은 아니더라도 예년보다 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박영민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