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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공간에서 움직임을 잃었던 백사자 부부가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건강과 활력을 되찾아 가고 있다. 네이처파크 제공 |
대구 네이처파크는 이달 중으로 지하 사육장에서 구조돼 새 환경으로 옮겨진 동물들을 일반에 공개한다.
이번에 공개되는 동물은 어둠 속 철제 케이지에서 지냈던 하이에나, 좁은 공간에서 먹이를 구걸하던 백사자 부부, '만지기 체험'에 이용되었던 사막여우 등 약 70종이다. 대구 수성구의 한 사설 실내동물원에서 지하 사육장에서 갇혀있다고 구조된 동물들이다.
길게는 7년간이나 지하에서 햇빛을 한번도 보지 못한 동물들이다. 하지만 네이처파크의 철저한 관리와 적응훈련을 거치면서 건강을 되찾았다.
네이처파크는 그간 구조된 동물들의 약해진 건강을 고려해 특식과 약물 치료로 회복을 도왔다. 바뀐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임시 사육장에서 시간을 주며 스트레스도 줄였다.
동물들의 적응과정은 순조로웠다. 철제 케이지에 있던 하이에나는 일주일 만에 활발하게 움직였다. 백사자 부부는 처음 느껴보는 비와 바람에 호기심을 보였다. 하지만 백사자 부부는 실내 생활로 인한 비만과 피부 종양 문제로 수술을 받았다. 사육사들은 '행동 풍부화 과정'을 통해 백사자 부부가 스스로 움직이도록 유도하며 건강 상태를 면밀하게 점검했다. 그 결과, 한달만에 새 친구들과의 합사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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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여우. |
서벌, 사막여우, 알락꼬리 여우원숭이 등도 새 환경에 잘 적응했다. 알락꼬리 여우원숭이는 안정을 되찾아 최근엔 새끼까지 낳았다. 네이처파크는 동물들이 더 넓은 공간에서 지낼 수 있도록 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을 갖춘 새 사육장을 마련하고 순차적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화장실에 갇혀 지내던 펭귄 부부는 새 환경에 잘 적응하는 듯했지만, 폐와 심장과 관련된 기저질환으로 이동시킨 지 한달만에 폐사했다. 팽귄의 마지막을 지켜본 사육사는 눈물을 흘렸다.
시력을 잃은 '호저'와 생태교란종으로 분류돼 안락사 위기에 있던 '라쿤 가족'은 네이처파크에서 정성껏 돌보고 있다.
손인재 사육팀장은 "현재 공사중인 대형 사육장이 완공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동물 사육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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