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구 분양시장에서 '개별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동일권역에서도 입지·단지 규모·학군·브랜드·미래가치 등을 따져 이른바 '똘똘한 단지'에 수요가 집중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인근 단지로 분양 훈풍이 확산되길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는 분양시장 초양극화 시대의 풍속도로 볼 수 있다. 개별단지의 경쟁력이 분양 성공을 판가름하는 것이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 하반기 대구 분양시장의 최대어인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는 지난 8일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평균경쟁률 11.3대 1을 기록했다. 총 672세대 모집에 7천580건의 청약통장이 몰렸다. 최고 경쟁률은 33.9대 1(84㎡A)이다.
앞서 지난 7일 진행된 특별공급 청약에서도 1천134건이 접수(평균 경쟁률 2.05대 1)돼 '특공 대박'을 터트렸다. 대구 분양시장에서 특별공급에 청약이 1천건 이상 접수된 것은 이른바 '묻지마 청약' 시절인 2020년 8월 분양한 동구 '더샵 디어엘로' 이후 처음이다.
도시철도 1·3호선 명덕역 더블 역세권 입지에 분양가, 대단지, 브랜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 위축된 지역 부동산 시장에서도 청약 흥행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 단지의 청약 흥행이 다른 단지로 이어지진 힘들 것이라는 게 대구 부동산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앞서 지난 4월 분양했던 '범어아이파크 1차(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 15.3대 1, 최고경쟁률 32.9대 1)'가 대구의 분양 혹한기 속에서도 성공하면서 대구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다. 하지만 이후 분양한 '힐스테이트 황금역 리저브(수성구 황금동)'와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시티(북구 학정동)'는 청약 훈풍을 이어가지 못했다.
당시 '범어아이파크 1차'의 선전에 서둘러 분양을 저울질하던 단지들도 다시 분양 시기를 미뤘다.
대구 분양업계 관계자는 "분양 시장에서 쏠림현상이 심하다. 될 곳은 되고, 비슷하거나 선호도가 떨어지는 데는 가격이 낮더라도 외면받는다"고 했다. 이어 "입지나 학군, 규모 등 정주여건이 부족하다면 그에 걸맞는 가격을 내놔야 소비자에게 통하는 '개별 단지 시장'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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