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강 하중도에 핀 정원의 꿈
가을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금호강 하중도, 그곳에서 펼쳐지는 '2024 대구정원박람회'는 자연과 함께 숨쉬는 정원의 축제다. "파워풀 대구에서 펼쳐지는 대한민국 정원 르네상스"라는 테마로, 정원을 사랑하는 시민들과 여행객들이 이곳을 찾아들고 있다. 행사 첫날, 금요일 이른 아침부터 들뜬 분위기가 느껴진다.
하중도로 들어서는 입구엔 시민들의 편의를 위한 무료 셔틀이 매 15분 간격으로 만평역과 연결되어 있다. 노곡체육공원에서 하중도로 이어지는 부교는 부드러운 강바람과 함께 흔들려 스릴감을 더하며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 사이에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출렁출렁하는 게 꼭 놀이기구 같아요!" 부교 위에서 들려오는 관람객들의 목소리에 미소가 번진다.
11일 대구 금호강 하중도에서 열린 '2024 대구정원박람회'에서 시민들이 시민정원사가든을 관람하고 있다. |
참여형 정원과 체험 부스, 손길이 닿는 정원 문화
하중도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학생, 시민, 기업이 조성한 참여형 정원들이다. 꽃과 나무로 이루어진 각기 다른 테마의 정원들은 작은 동화 속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며, 그 사이로 마련된 여러 포토존은 이미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이쪽에서 사진 찍으면 색감이 정말 예쁘게 나와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포토존은 분홍빛 코스모스와 드넓게 펼쳐진 댑싸리 군락지로, 푸른 하늘과의 조화가 아름답다.
체험 부스에서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미니 토피어리 만들기, 허브 화분 심기와 같은 활동들은 소규모로 운영되며, 체험 인원 제한으로 인해 대기자가 줄을 서서 기다린다. 시민 정원 해설사가 직접 안내하는 정원 투어는 관람객들에게 정원의 다양한 이야기와 식물에 얽힌 재미있는 정보들을 전하며, "정원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11일 대구 금호강 하중도에서 열린 '2024 대구정원박람회'에서 시민들이 시민정원사가든을 관람하고 있다. |
정원 산업전과 가을의 향연 속에서
하중도 중심에는 40여 개 업체가 참여한 정원 산업전이 펼쳐지고 있다. 다육식물부터 희귀 식물, 최신 가드닝 소품까지 다양한 품목이 전시된 부스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정성껏 심어진 화분을 들여다보고 있다. 빅샵가든에는 산업전 참가 업체의 시그니처 식물이 전시되어,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며 판매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정원 사이사이에는 휴식할 수 있는 공간도 넉넉히 마련되어 있다. 한적한 쉼터에 마련된 푸드존에서 커피와 꽃차를 즐기며 한숨 돌리기 좋다. 첫날 방문한 한 시민은 "작년보다 쉴 곳이 많아져서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며 "단순히 꽃을 보는 것을 넘어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하루를 다 보내기에도 부족할 정도"라고 소감을 전했다.
11일 대구 금호강 하중도에서 열린 '2024 대구정원박람회' 전경. |
추억을 만들고, 기억에 남는 가을의 정원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체험을 통해 정원에 대한 색다른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곳, 바로 2024 대구정원박람회다. 피자 만들기 체험, 국화 포트 심기, 곡물 탈곡 체험 등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이벤트가 준비되어 있어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참여하기에도 좋다. 반려식물 심기 코너에서는 행사에 참여한 이들에게 화분을 직접 가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우리 집에 돌아가서도 꽃을 잘 키우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남기기도 한다.
황화 코스모스와 댑싸리 군락지로 가는 길은 여유로운 산책을 겸한 소소한 힐링의 시간이다. 한참 동안 걸어온 끝에 도착하는 이곳에서 가을의 정취가 절정을 이루며, 곳곳에서 가을을 만끽하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행사장을 찾은 한 방문객은 "작년에 이어 어머니와 함께 다시 와서 기쁘다"며 "꽃과 함께하는 시간이 너무 소중했다"고 말했다.
11일 대구 금호강 하중도에서 열린 '2024 대구정원박람회'에서 시민들이 다양한 테마 정원을 관람하며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있다. |
대구, 정원의 도시로 거듭나다
이번 대구정원박람회는 정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나누고, 일상 속으로 정원 문화를 스며들게 한다. 대구광역시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가 시민들이 정원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며 "불편사항을 개선해 시민 편의를 높이고자 했다"고 밝혔다. 정원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키워가는 이곳에서 시민들이 자연과 더욱 가까워지길 기대하며, 가을의 대구는 정원의 향연으로 그 어느 때보다 화사하게 물들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이현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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