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한 대학병원 의과대학 앞 바이케이트 너머에서 한 관계자가 이동하고 있다. 영남일보DB |
정부가 의대생들의 휴학을 대학이 자율적으로 승인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 대구경북지역 의대들도 휴학 승인 요청을 본격화하고 있다. 휴학 승인이 이뤄진다고 해도 내년 수업 파행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 대구경북 의대, 휴학 승인 요청 본격화
대구경북지역 의대들이 학생들의 휴학 승인을 위한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교육부가 지난 29일 "의대생들이 제출한 휴학계를 조건 없이 대학의 자율적 의사에 따라 승인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30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북대 의대는 대학 본부에 의대생들의 휴학 승인을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북대 의대 측은 "상당수 학생이 휴학계를 낸 상태다. 학생들의 휴학 승인을 본부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북대 관계자는 "의대생 휴학 승인과 관련된 여러 문제를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휴학 승인 여부가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계명대 의대는 지난 29일 의대생 및 학부모들 대상 알림 글을 통해 "지난 3월 학생들의 개인적 사유와 자유의지로 제출한 휴학 신청서를 이미 대학 본부에 제출했으며, 9월에는 추가로 의예과 1학년의 휴학 신청서도 제출했으나 지금까지 휴학 신청 승인이 지연되고 있다"며 "최근 본부 교무처에 조건 없는 휴학 신청 승인과 필요 시 의대 학장에게 휴학 신청 승인 권한을 위임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계명대 의대 관계자는 "휴학 승인 관련 교육부의 발표(29일) 이전에 본부에 휴학 신청 승인 등을 요청해놓은 상태다. 교육부 발표도 있고 하니 본부에서 고민하는 시간이 좀 줄어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영남대 의대도 휴학 승인 신청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구경북 일부 의대에는 교육부의 '휴학 자율 승인' 발표 이후 휴학계를 낸 학생들의 문의 전화가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휴학 승인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 대학 관계자는 "의대생 휴학 승인에 대한 정부 방침 선회에 따라 휴학 승인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몇몇 대학이 휴학 승인에 동참하면, 다른 대학들도 연쇄적으로 승인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휴학 딜레마 "학생 복귀 해도, 안 해도 문제"
휴학 승인이 이뤄진다 해도 의대 증원 갈등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 의대생 복귀와 미복귀 시 각각의 문제를 안고 있다. 미복귀 시에는 제적 등의 문제를 두고 또 다른 갈등에 직면해야 한다.
또 올해 휴학한 의대생들이 내년에 모두 복귀한다고 가정하면 의대 증원으로 들어오는 신입생을 더해 최대 7천500명(1학년)이 함께 수업받게 되는 일이 발생한다. '과밀 수업'에 대한 우려가 지역 의대 교육 현장에서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권 5개 의과대학(가나다 순 경북대·계명대·대구가톨릭대·동국대 경주·영남대)의 경우, 증원 전 신입생 정원은 351명이다.
정부 증원 방침에 따라 내년도 이들 의대의 신입생 정원은 경북대가 기존 110명에서 45명 증원된 155명, 계명대 76명에서 44명 증원된 120명, 대구가톨릭대 40명에서 40명 증원된 80명, 동국대 경주 49명에서 71명 증원된 120명, 영남대 76명에서 24명 증원된 100명 등 총 575명이다.
정부 안대로 대구경북 의예과 1학년생 351명이 내년 1학기 수업에 복귀하면, 신입생 575명과 함께 총 926명이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한 의대 관계자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학생들이 수업을 받으면 혼란이 생길 수밖에 없어 수업 혼란을 최소화할 최선의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노진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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